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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뷰 인 스크래치 북 : 랜드마크 오브 서울 12 - 펜 하나로 도시를 밝히다 ㅣ 인 스크래치 북 시리즈
스타일조선 편집부 엮음 / 스타일조선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취미로 즐기는 십자수는 도안대로 수를 놓으면 된다. 가끔 틀리면 여지없이 뜯고 다시 수를 놓는 성격이라 그런지 힐링이 된다는 ‘컬러링북’이 나에게는 도리어 스트레스가 되기도 했다. 친구들이 다 하지 말라고 말릴 때, 남들 하는 건 다 해보고 싶다는 일념으로 시작했다가 조금 후회했었다. 아무래도 일단 어떤 색을 써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고, 내 마음에 든다고 다시 지우고 할 수 없다는 것이 나에게는 큰 장애물이라고 할까? 그러던 중 ‘스크래치 북’을 알게 되었다. 어린 시절 크레파스를 겹겹이 칠해서 비슷한 놀이를 한 기억이 있고, 도안의 선대로 긁어서 야경을 완성해낼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특히나 <나이트 뷰 인 스크래치 북 : 랜드마크 오브 서울>은 제목처럼 아름다운 서울의 야경을 담고 있다.
막상 해보니, 이 역시 내 생각만큼 잘 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그래도 어두컴컴한 밤하늘에 빛으로 수를 놓으며 정말 즐거웠다. 물론 가까이서 볼 때는 삐뚤빼뚤하고, 첨부된 도구에 여러 가지 굵기의 대나무 꼬지를 사용해도 섬세한 도안대로 되지 않아 속상하기도 했지만 막상 티가 그렇게 나지는 않아서 더욱 좋다. 또 하나의 문제는 내가 찍은 사진을 볼 때마다, 지인들이 늘 하는 말인 수전증이 있냐는 말이었다. 놀림 반 구박 반을 받을 때는 그런가 보다 했는데, 막상 스크래치북과 만나니 선을 따라 직선을 긋는 것부터가 상당히 어려웠다. 처음에는 그거 때문에 나름 고민도 하고, 종이를 이용해서 직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시간은 많이 걸리고 결과물이 내 맘 같지 않았다. 그러다 친구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문득 야경을 내려다보니, 낮에 보는 도시는 직선일지 몰라도 밤에 화려하게 빛나는 모습은 직선이기보다는 번지는 느낌과 흔들리는 느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조금 더 자신감 있게 접근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제일 하고 싶었던 ‘불꽃 축제’부터 손을 댔는데, 긴 손톱이나 손톱에 붙인 장식이 스크래치북을 긁어내서 한참 좌절하기도 했다. ‘N서울타워’로 하면서도 몇 번의 실수가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나름 요령이 생겨서 큰 실수 없이 진행해나갈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내 손을 따라 만들어지는 빛의 물결에 빠져들게 되었다. 필연적으로 스크래치북을 하다 보면 긁어낸 부스러기가 많이 생긴다. 툭툭 털어도 되지만 도안에 붙어 있을 때도 많은데, 다용도 먼지떨이를 사용하면 정말 쉽게 제거할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