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섬 - 강제윤 시인과 함께하는 꽃보다 아름다운 우리 섬 여행
강제윤 지음 / 꿈의지도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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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자의적 혹은 타의적인 고독을 섬에 비유한 시가 강렬하게 다가와서일까? 나에게 섬은 그런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데 이번에 강제윤 시인과 함께하는 꽃보다 아름다운 우리 섬 여행 당신에게 섬을 읽으면서, 그런 이미지를 많이 지워낼 수 있었다. 가파도 이야기에서 인용된 후지와라 신야의 말이 문득 떠오르기도 한다. 광대한 바다에서 작지만 소중한 불빛같은 존재가 섬이 아닐까 싶다.

특히 경남 통영에 있는 연화도에 대한 이야기에서 그러했다. 그 섬은 불경구절에 등장하는 유토피아 연화세계에서 딴 이름을 갖고 있는데, 옛날에 수탈과 탄압을 피해 사람들이 섬으로 찾아 들어가면서 그런 이미지가 더욱 강해졌던 거 같다. 그런 이야기만 들으면 그 시대에서 섬은 고립된 느낌이었구나 하겠지만, 연화봉에 올라 남해의 여러 섬들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연 꽃처럼 피어난 모습을 이야기 할 때도 그랬지만, 그물을 손질하는 노인의 이야기에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제각각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결국은 다 함께 살아갈 수 밖에 없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다. 물론 사람은 외로운 존재일 지 모른다. 그래도 서로의 아픔에 함께 공감하고 공명할 수 있다면, 그렇게 각각 떨어져 있어도 함께 피어날 수 있다면, 그 역시 건강한 사회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허균의 홍길동전에서 나오는 이상향 율도국이었다는 위도, 사실 연화도와 비슷한 느낌의 이야기를 기대했었다. 하지만 이야기의 시작은 위도의 색싯집의 여인의 억울한 사연을 알리기 위해 음독 자살한 남성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다행히 그 이후로 색싯집들은 다 사라져버렸다고 하는데, 문득 이 역시 부조리한 세상에 항거하기 위해 등장했던 홍길동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또한 더없이 서정적인 섬 고흥 시산도 (詩山島)에서 지붕을 공책 삼아 쓴 시 웃자 웃자도 기억에 남는다. 아직도 너무나 좋아하는 시 구절인 왜사냐건 웃지요가 떠올라, 꼭 시산도에 가보고 싶어지기도 했다.

꽃보다 아름다운 섬 풍경과 그 곳에서 살아가는 꽃보다 향기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켜켜이 얹어 만들어낸 책이 바로 당신에게,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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