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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독해 - 나의 언어로 세상을 읽다
유수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7월
평점 :
스타 토익강사인 유수연, 나는 그녀의 토익책으로 공부를 하기도 했지만, 그녀의 성장기가 담겨 있는 <20대 나만의 무대를
세워라>, 조금은 까칠한 어조 속에 숨겨진 애정이 느껴지던
<독설>을 읽으며 힘을 얻기도 했다.
한동안 스마트폰에 그녀의 강의를 넣고 다니며 약해지는 마음을 다잡곤 했으니 그녀는 나에게 참 많은 동기부여를 해준 인물이기도
하다.
그녀는 독서를 하면 자연스럽게 통찰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책을 읽으며 고민하면서 답을 찾고 자신의 삶의 정의를 구하던 독서 과정을 숨김없이 보여준다. 강렬한
도입부와 조금은 난해한 내용이라 도입부만 읽은 사람이 태반이라는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를 읽으며 그녀는 뫼르소는 누군가를 죽였다면 사형을 받아야 한다는 사회적인 법규는 인정하지만, 가족의 죽음에 슬퍼하거나 살인으로 인해 죄책감을 느껴야 한다는 전통적인 가치관이나 관습을 거부하는 인물로
이해한다. 사실 페스트를 읽고 이런저런 해설을 참고했었는데,
유수연식의 접근도 상당히 의미심장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런 관점을 가진 세대가
출현했다며, 자포자기와 안분지족이라는 희망도 욕망도 줄여나가는 ‘사토리 세대’를 떠올린다.
기성의 세대는 그들이 부와 명예라는 찬란하게 빛나는 트로피를 향해 달리지 않는다는 것을 답답해하지만,
그들은 모두가 한 방향으로 무한경쟁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도리어 자신의 자유와
일상 속의 소소한 행복에서 기쁨을 느끼곤 한다. 이 이야기는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롤’를 떠올리게 한다.
가난하지만 행복한 조카와 부자이지만 늘 화가 나있는 외삼촌 스쿠루지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데,
지금의 상황이 딱 그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스쿠루지의 시간여행을 이야기하며, 다른 사람의 삶에 왈가왈부하기전에 자신을 이해해야 한다는 그녀의 조언이 마음에 와 닿는다. 나 역시 때로는 남에게 뒤처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때로는 한없이
여유롭게 즐기며 살고싶다는 마음에 내적인 갈등을 겪곤 한다. 아마 그런 갈등에는 나 자신에 대한
이해의 부족이 있지 않을까 싶다. 자꾸만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저렇게 살아야 한다며
부러워하기 앞서, 일단 나를 제대로 들여다보고 싶어진다.
<인생 독해>는 띠에 적혀있는
“나답게 읽어야 살아남는다!”라는 문구가 잘 어울리는
책이다. 유수연 식의 인문고전 독서법이기에 독해(讀解)라는 말이 붙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동안의 그녀의 책을 읽으면서 또 ‘어린왕자’에게 순수함을 무기로 너의 선택을 너무나 미화시키는 것이
아니냐며, 어른들도 나름의 이유로 최선을 다해서 살아온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읽었다. 그렇게 더 좋은 선택은 없고, 나의 선택이 있다는 그녀의 일갈에
‘홀로 독, 불사를 설’의 독설이 떠오르기도 했다. it’s M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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