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의 역사 - 피아노가 사랑한 음악, 피아노를 사랑한 음악가
스튜어트 아이자코프 지음, 임선근 옮김 / 포노(PHONO)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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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 엄마의 바람대로 피아노를 배우기는 했지만, 바이엘 하권을 끝내지 못한 채 끝났었다. 문득 이 책을 읽고 바이엘에 대해서 찾아보았는데, 독일의 음악가 페르디난트 바이어가 엮은 어린이를 위한 피아노 교본이라고 한다. 피아노의 역사를 이끌어 온 두 나라를 꼽을 때, 사색적이고 강렬한 러시아와 분석적이고 이론에 치우친 독일을 제시하는데, 역시나 이론의 독일답다는 생각을 문득 했다.

물론 이 두 나라가 큰 역할을 했지만, 피아노는 정말 전세계의 나라와 명멸해온 예술사조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만들어 온 역사를 갖고 있다. 그래서 스튜어트 아이자코프의 <피아노의 역사>라는 책을 설명하는 한 문장을 꼽으라면 세계 각국은 이 거대한 음악 스튜에 저마다 풍미를 보탰다를 고르고 싶다. 그리고 마치 맛평론가처럼 그 풍미를 우리에게 하나하나 알려주는 좋은 책을 만나서 즐겁기도 했다.

30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피아노의 역사를 화려하게 수놓은 많은 음악가들을 만날 수 있었다. 피아노 협주곡이라는 장르를 급격하게 성장시킨 모짜르트, 피아노의 비루투오소를 꿈꾼 프란츠 리스트, 그리고 피아노의 거장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이야기도 매우 흠미로웠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인물은 프리데리크 쇼팽이다. 쇼팽하면 떠오르는 익숙한 사진이 아니라 따로 검색을 해보기도 했는데, 그의 최후의 사진이라고 한다. 쇼팽의 피아노 연주에 대한 묘사와 잘 어울리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그의 기법은 오늘 날 재즈 피아니스트들의 연주에서도 나타난다고 해서, 재즈 연주곡 몇 곡을 찾아보기도 했다. 물론 그의 기법은 피아노 제조술의 발전과 궤를 같이한다고 해서, 타임머신이 있다면 어떨까 하는 작은 아쉬움이 생기기도 했다.

또한 흥미로웠던 것은 안토닌 드보르자크가 미국에 체류하면서 남겼던 말이다. 그는 이 나라의 음악세계는 니그로 멜로디라고 불리는 것이 뿌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피아노에서도 역시 미국의 흑인 이민자들의 음악인 재즈 피아니스트들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도 느낄 수 있었다. 클래식이라는 영역에 한정되지 않고 피아노의 무한한 잠재력을 보여주고, 남미 음악 정신에 대한 부분도 따로 언급 될 정도로 특정 지역에 머물지 않기도 한다. 그래서 더욱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피아노의 역사의 원제는 ‘A Natural History of the Piano’이다. 사실 큰 차이는 없겠지만, 피아노에 관련된 방대한 이야기를 유기적으로 구성해낸 책을 다 읽고 나니, 더욱 그런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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