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4 : 풍자 편 - 사기술 외, 최신 원전 완역본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4
에드거 앨런 포우 지음, 바른번역 옮김, 김성곤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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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스톤 출판사에서 단장해서 내놓은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4번째 이야기 풍자 편은 총 21가지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제목부터 얼마나 기발하던지, 그가 천일야화의 세에라자드이고 내가 샤리아 왕이었다면, ‘이런 이야기 들어보실래요?’하면서 제목만 말해도 나는 절대 그의 목을 치지 못할 것이리라. 그러고 보면 환상 편에서 그가 천일야화 천두 번째 이야기를 들려준 이유가 여기에 있는 거 같기도 하다.

그래서 풍자 편에서는 제목이 평범한 이야기부터 먼저 골라 읽었다. 바로 안경인데, 사실 이 소설이 풍자 편에 속해있지 않았다면, 미국 낭만주의를 이끌던 에드거 앨런 포다운 이야기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사랑에 빠진 남자의 심리상태를 얼마나 격정적으로 묘사를 했는지, 그가 토로하는 사랑에 대한 갈증에 나까지 동요해서 그를 도와주지 않는 친구의 무심함을 함께 비난하고 싶을 정도였다. 그래서 그다지 길지 않은 소설을 읽으면서 몇 번을 이게 왜 풍자일까 고민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포가 보여주는 절묘한 반전은 역시나 놀라웠다. 문득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라는 자신의 이름에, 물론 그저 이름일 뿐이다. 하지만 거기에 자부심을 갖고 막대한 유산의 조건으로 갖게 된 서민적이고 평범한심프슨이라는 성을 갖게 된 것을 한탄하고, ‘열에 아홉은 잘 생겼다고 말할 얼굴때문에 안경을 거부하던 그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결국 다시 처음부터 읽다 보니 문득 그의 친구가 외제니 랄랑드 부인에게 반한 친구에게 화려했던 그 시절의 미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나 역시 첫사랑에 포로가 되어버린 그의 격정적인 감정에 눈이 멀어서 포가 던져주는 힌트를 자꾸만 놓치고 있었던 것이다. 생각해보면 그렇게 겉으로 보이는 것에 집착하던 그에게 안경이 주는 풍자의 의미는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오랫동안 내려온 교훈을 상기시키기도 한다.

사기술비즈니스맨은 왠지 연작으로 묶어도 재미있을 거 같은 인상을 주기도 블랙유머캠페인 같기도 했다. 그리고 가장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던 ‘X투성이 글’, ‘작은 프랑스인은 왜 팔에 붕대를 감았나는 풍자의 영혼의 동반자라고 할 수 있는 해학의 미가 느껴지는 그런 소설이었다. 그의 끝이 보이지 않을 거 같은 세계관을 보고 있자니, 그가 갖고 있는 무한한 상상력이 너무나 부러워지기도 했다. 혼자 가만히 있어도 자신의 머릿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 때문에 전혀 지루하지 않았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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