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안아주면 좋겠다 - 위로받고 싶어도 혼자 견디는 나를 위해
임에스더 글.사진, 서인선 그림 / 추수밭(청림출판)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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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을 읽거나, 문득 남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생각나면, 포스트잇에 메모를 적어서 냉장고에 붙여놓을 때가 있다. 물론 나를 위해 무엇을 해줘야 하는지에 대한 메모가 훨씬 많지만 말이다. 어찌되었든 이사를 하면서 작은 상자를 하나 발견했었는데, 그 속에 내가 적어준 메모들이 가지런히 모여있는 것을 보고 행복해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몇 장을 꺼내서 읽어보니, 과거의 내가 쓴 글이기는 하지만, 아 저런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행복해했구나 하며 웃기도 했다. 임 에스더의 <나도 안아주면 좋겠다>를 읽으며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삶을 살아가면서 위로가 되어주는 일상의 작은 시간들, 하지만 그래서 더욱 잊기 자칫하면 잊기 쉬운 그 기억들을 하나하나 모아놓은 느낌이랄까.

남편과 함께하는 아침시간은 정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함께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라는 거, 참 나와 비슷하다. 그래서 그녀가 즐거운 아침 식사를 위해 맛있는 빵집과 커피를 찾아 다닌다는 말에 절로 미소가 떠올랐다. 사실 나는 커피를 즐기지 않는다. 거의 마시지 못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길을 가다 유난히 향기가 좋은 커피를 보거나, 커피에 대해 잘 모르다 보니 사람들이 유명하다고 말하는 커피를 보면 조금씩이라도 구입을 한다. 그 동안에는 단순히 남편이 커피를 워낙 좋아하니까 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남편이 커피를 가장 즐기는 시간은 아침이고, 부족한 솜씨지만 아침을 준비하는 시간 속에 남편이 직접 내리는 커피 향이 늘 그윽해서 아침이 늘 향기롭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가 유난히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아침이다. 늘 아침마다 있는 그런 시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다 보니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 것인지 깨닫게 된다.

그녀의 말처럼 모든 것은 지나봐야 그 가치를 알게 된다. 특히나 아름다움, 행복, 찬란, 젊음, 열정, 사랑그 단어가 떠올리는 기억들은 참 소중하다. 하지만 나는 그런 것들을 자꾸만 저 멀리 던져놓기만 한다. 그리고 유난히 나쁜 기억에만 집착한다. 물론 내가 지나온 모든 시간들.. 좋은 시간도 있겠지만 때로는 떠올리기 싫은 그런 시간들도 모두 모아야 나라는 퍼즐이 조금씩 완성되어 가는 것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내 인생의 퍼즐이 자꾸만 어두워지는 것은 알고 보면 나의 문제이지 않은가. 그래서 이렇게 소중하고 따듯한 기억들, 내가 살고 있는 이 집 구석구석에 담겨 있는 엄청난 행복들을 하나하나 찾아주고 되살려주는 이 책이 참 소중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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