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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걷기여행 - 살아 있는 역사 박물관
김영록 지음 / 터치아트 / 2015년 5월
평점 :
천년 왕국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 그래서 경주를 살아있는 박물관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문화유산 답사를 좋아해서 나 역시 경주를 꽤 여러 번 찾았었다. 그런데도, 이번에 읽은 <경주
걷기 여행>을 읽으며 ‘이런 곳이 있었구나’ 하며 감탄하는 일이 정말 많았다. 확실히 걸어서 바라보는 세상은
조금 느릴지 몰라도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걷기 여행으로 경주를 22개의 코스로 나누고 연계가 편한 6개의 권역으로 정리한 이 책은
앞으로 나의 경주 여행의 길잡이가 될 것이다.
생각해보면 나부터 경주는 봄과 가을에 자주 갔다. 화사한 벚꽃과 유채꽃이
수를 놓는 봄, 그리고 화려한 단풍과 황금빛 들판이 아름다운 가을이 경주를 만나기에 최적의 계절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여름과 겨울에 만날 수 있는 경주의 멋도 소개해주고 있다. 특히 신라인들이 불국토로 여겼던 남산은 여름에 가기에 제격인데, 산그늘
아래 바위마다 새겨져 있는 부처님들을 보다 보면 절로 여름의 더위가 청량한 산바람에 씻겨 내려가기 때문이겠지. 특히나
아지매 부처라고 불리는 남산 감실부처의 미소와 그 부처들이 바라보고 있는 곳이 어딘지 살펴보는 것도 또 하나의 볼거리일 것이다.
어떠한 고정관념인지 몰라도, 나는 황룡사 터를 볼 때면 두보의 '춘망春望'을 떠올리곤 한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인 김영록은 93년 동안 공사를 해서 완성했던 절터를 찾아, 넓디
넓다 못해 황량한 빈터를 보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서라벌 어디서나 보였다던 80미터 높이의 황룡사 구층목탑을 세워보고 고색창연했다던 황룡사를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것은 정말 짧은 시간이면
가능 한 일이고, 찬란했던 경주의 문화유산을 만나는 또 다른 방법이 될 것이다. 심지어 내가 늘 떠올리는 두보의 시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이지 않겠는가?
아무래도 역사가 살아 숨쉰다는 수식어는 참으로 익숙할 경주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더해졌다. 물론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겠다던 문무왕의 이야기같이 유명한 것도 있지만, 또 구전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들이 경주에 깃들어서
걷기 여행의 매력을 더해주고 있었다. 부록으로 나온 코스별로 정리된 ‘유물
유적 찾아보기’도 좋았고, 책을 읽는 내내 사진이 조금 더
컸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달래주는 멋진 사진들을 볼 수 있어서 기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