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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없어? - 유쾌한 탐식가의 종횡무진 음식 인문학
고이즈미 다케오 지음, 박현석 옮김 / 사과나무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역 앞에 있는 허름한 식당에 혹시나 맛있는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도전을 하고,
한국까지 와서 홍어를 접하고 검은색에 가까운 자주색으로 변하는 리트머스 종이에 놀라기도 하고, 그
홍어보다 더 높은 악취를 갖고 있어 오죽하면 주의사항에 바람 부는 방향에 사람이 없는 것을 개봉하라는 청어 통조림 수르스트뢰밍까지……
정말 음식을 찾아 날아다니는 ‘미각인 비행물체’인 고이즈미 다케오의 <맛없어?>는
제목처럼 맛없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이다. 맛없는 음식에 대한 설명도 얼마나 섬세하던지 말이다. 그냥 맛없는 음식이 아니라, 맛없게 된 음식을 접하게 되면, 왜 음식이 맛없어지는지에 대해 과학적으로 풀어내주기도 한다. 거기다
그와 비교되는 맛있는 음식을 맛깔 나게 설명해내는 것을 보면 흥미롭다. 특히나 맛있는 튀김의 식감과
맛 그리고 향에 대한 설명을 읽다 보면 당장이라도 튀김을 사러 가고 싶어질 정도였다.
그의 도전정신은 정말 대단하다. 까마귀고기에 대한 이야기는 왠지 먹어보지
않아도 충분히 예상 가능한 맛이고 절대 맛보고 싶지 않은 맛이다. 고기에서 음습한 냄새가 난다니, 아 생각만 해도 싫다. 심지어 껍질을 벗기지 않은 뱀요리에 대한
이야기는 읽기도 겁이 나서 차마 읽지 못했다. 하지만 그러한 맛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부탁대로 요리해준 주인장의 지극한 정성과 그릇이 아닌 머위잎에 얹어 내어주는 마음을 생각해서 끝까지
먹는 그가 참 재미있게 느껴진다. 정말 음식탐험가다운 자세라고 할까?
나라면 절대 끝까지 먹지 못할 텐데 말이다.
그리고 맛에 대한 이야기를 과학적으로 풀어내는 것도 흥미롭다. 어린
시절 먹었던 과일이나 채소가 예전에 비해 맛없던 이유를 그저 추억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다. 물론 그것도
어느 정도 작용하겠지만, 우리가 땅의 힘이 떨어진 것을 느끼고 있다니 놀랍기도 하다. 점점 사람들이 음식을 씹지 않아서 턱이 발달하지 않는데 급식을 꼽기도 한다.
식중독을 방지하기 위해 과도하게 가열한 음식 위주로 메뉴가 구성되는 것이 하나의 이유인 것이다.
맛없는 음식으로 시작했지만, 정말 음식에 대한 다양한 맛과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맛없어?> 솔직히 맛없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만 만날 줄 알았는데, 생각 외로 음식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