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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전을 공부하는 이유
조윤제 지음 / 흐름출판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수많은 고전 속에서 자신을 키우는 힘을 발견해나가던 <말공부>에 이어 조윤제가 펴낸 <내가 고전을 공부하는 이유>는 나에게 같은 질문을 갖게
만든다. 머리말에 인용된 <장자>의 제나라 환공과 목수 윤편의 고사(故事)속에서 ‘성인의 말씀’과 ‘옛사람의
찌꺼기’, 그 어느 쪽으로도 설명할 수 있는 것이 고전이긴 하다. 나
역시도 때로는 너무 바른 말이라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오랜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나침반
역할을 해온 고전을 보며 자꾸만 삐딱해지려는 나를 가다듬게 된다. 작가가 고전공부에 빠지게 된 이유처럼
말이다.
가끔은
스스로를 ‘자기합리화’의 화신이라고 말할 때가 있다. 그것을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도, 또 조금만 어려운 일이
있으면 나는 쉽게 ‘자기 변명’이라는 패를 꺼내 들곤 한다. 이 책에서 소개된 고전 속의 해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아니 이미
나 역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다가오는지도 모르겠다. 가끔 나는 어떠한 나만의 비법이 있기를
바랄 때도 있고, 마법 같은 일을 펼쳐지길 기대하기도 한다. 현실은
그렇지 못함을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면서 말이다. 그래서 율곡 이이가
<격몽요결>을 통해 설명해준 책 읽는 법이 떠오르기도 한다. 책과 나를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가 되는 것, 책 읽는 것을 하나의 취미생활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현실 속으로 책이 들어오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때로는
미련한 일을 이야기하기도 하는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말도 떠오른다. 이 책에서는
작은 시작으로 큰 일을 이룰 수 있음을 설명하곤 한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는 도덕경에도 등장한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도 그 시작은 쉬운 일이고, 세상에서
가장 큰 일도 그 시작은 미세하다."을 뜻하는 ‘天下難事 必作於易
天下大事 必作於細’도 그러하고, 영어에서
'슬라이트 에지(Slight Edge)'에서처럼 작고 미세한 차이가 커다란 차이를 만든다는
표현도 있다. 심지어 그 작은 차이는 시작을 의미하기도 한다. 자신이
‘우공이산’의 주인공이 될까 하는 두려움에 시작조차 하지
않을 때도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지금의 내가 그런 상황인지도 모르겠다. 아직 발도 제대로 안 딛고는 마냥 힘들 거 같고, 내 능력에 미치지
못할 거 같아 두려워하기만 한다. 일단 그런 작은 차이부터 시작해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눈앞에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투정부리기보다, 목표가 높다고 시작조차
하지 않거나 그런 문제점들에 답은 역시나 ‘우공이산’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