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화가들은 우리 땅을 어떻게 그렸나 - 아름다운 우리 땅 그림 순례, 도원을 꿈꾸다 조선 땅을 만나다
이태호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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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강산이라고 표현되는 우리 땅의 아름다움을 옛 화가들은 어떻게 화폭에 담아냈을까? 평소 그림 보러 다니는 것을 좋아해서, 우리의 산수화나 문인화 같은 것도 꽤 보곤 했는데, 이 책을 미리 읽고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아름다운 우리 땅 그림 순례라는 주제를 갖고 깊이있게 풀어낸 책이다.

어렸을때 솔거라는 화가의 일화를 들은 적이 있다. 황룡사 벽에 노송을 그렸더니 새가 진짜 나무인 줄 알고 날아들었다는 이야기였는데, 그 때문인지 우리의 그림은 상당히 사실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막연히 하고 있었던 거 같다. 그래서 조선 산수화의 거장 겸재의 진경산수화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상당히 놀랍기도 했다.

조선의 풍경을 말 그대로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겸재의 금강전도는 많은 사람들이 본 적 이 있는 작품 일 것이다. 하지만 그의 작품의 예술적인 매력은 바로 사람에 있었다. 자신이 발로 걷고 귀로 듣고 눈으로 본 것을 화폭으로 옮겨서 실제의 풍경과는 거리가 있곤 했다. 하지만 실제 풍경은 나부터도 손쉽게 사진으로 남길 수 있다. 하지만 겸재가 바라보고 느낀 풍경은 그만이 그려낼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예전에 일본의 문화에 대해서 공부할 때 우키요에의 대가 가츠시카 호쿠사이의 후지산 삼십육경이 유럽의 인상파 화가들에게 준 영향에 대해서 배운 적이 있다. 하지만 그보다 100년 앞서 살아간 겸재의 작품을 보면 왠지 학창시절 배운 인상파 화가들의 특성을 많이 읽어볼 수 있다. 특히나 자신이 들은 파도소리를 형상화한 통천문암도를 보면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인 이태호 역시 후기 인상주의 화가인 폴 세잔의 풍경화와 비교해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수많은 진경산수화 화가중에 떠오른 이름 김홍도, 우리는 그를 풍속화의 대가로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그가 남긴 진경산수화를 보며, 도리어 김홍도라는 이름이 낯설게 다가오기도 했다. 강세황이 남긴 화평에 나온 물상의 모양을 조금도 어긋남이 없이 정확히 그려냈다라는 표현이 딱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마치 그 시대의 자연속으로 나를 초대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우리 산수화와 거기에 대한 해설 그리고 직접 찍은 사진까지 정말 이런 그림 순례를 함께 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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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4-21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아버지가 살아 돌아오신듯 말씀을 해주시네요.^^ 와락 반가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