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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진짜 범인인가 - 대한민국 1호 프로파일러 배상훈, 범죄사회를 말하다
배상훈 지음 / 앨피 / 2015년 3월
평점 :
대한민국 1호 프로파일러 배상훈의 <누가
진짜 범인인가> 프로파일러로서의 사람과 범죄 그리고사회를 바라보는 이 책을 읽으면서, 드라마나 영화속에 등장하는 프로파일러 캐릭터가 아닌 우리 사회속에서 살아가는 프로파일러를 만날 수 있었다. 사람들은 프로파일러에게 범죄자를 특정지어 말해주기를 바라게 된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족집게로 범인만을 잡아줄 수 없음을 분명히 말한다. 도리어 프러파일링은 맥락을 중심으로
범죄를 들여다보기 때문에, 인간과 사회의 모순을 드러나게 하는 그런 작업이었다.
사실 처음 이 책을 읽을때는 유명한 사건들에 더욱 관심이 갔었다. 하지만
막상 책을 읽고나니, 우리나라 법체계가 갖고 있는 모순에 주목할 수 밖에 없었다. 심지어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성범죄후 살인이 낮은 편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성범죄를 저질러도 그렇게 높지 않은 형량을 살 것임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보험사기나
어린이 학대 역시 비슷한 면모를 보인다. 2013년 국정감사 자료를 살펴보면, 아동 성범죄자에게 구형되는 평균형량이 겨우 3.84년이라니 정말
할 말이 없었다. 국민들이 볼 때는 말도 안 되는 거 같은 이유로 감형을 해주고 합의를 했다는 이유로
사회에서 반드시 배제되어야 하는 강력범죄자들의 형량을 깎아준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국가가 합당한 벌을
내려 나의 억울함을 해소해주고, 나의 안전을 반드시 지켜주리라는 믿음이 생기고 그런 믿음이 공동체의
암묵적 합의로 자리잡기는 어려운 일일 듯 하다.
또한 피해자 지원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가해자 처우에는 3조원을 사용하지만, 피해자 지원에 사용되는 예산은 고작 600억에 불가하다. 아이를 잃은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심장마비로
사망한 피해자 가족의 이야기나 피해자가 출소한 가해자의 보복범죄를 피해 다녀야 하는 상황이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미국에서는 '포렌식 소셜 워커'라는 피해자 가족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을 작동하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합리적인 보호장치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경계심을 갖고 주변상황을 파악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본인을 약한 존재라고 인식하는 것이 첫걸음이라는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물론 내가 강한 존재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끔은 익숙하다는
이유로 방심할 때가 있다. 이어폰으로 귀를 막거나 별 생각없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볼때도 있는데, 조금 더 정신을 차리고 살아야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