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
이해인 지음 / 열림원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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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이 나오면 예약판매를 신청하기 때문에, 작가 사인본을 꽤 갖고 있기는 하다. 그 중 정말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책이 바로 한 이벤트에서 당첨되어 받은 이해인 수녀님 대표작 친필 사인본이다. 사인을 한 후에, 색연필로 곱게 ‘hope’, 희망이라는 문구를 쓰고 예쁜 스티커로 장식을 한 사인이 너무나 순수하고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조그만 행복>

(중략)

별것 아닌 조그만 게

행복을 준다며

아이처럼 소리내어 웃는 사람들

그들 덕분에

나도 내내

행복하였다

나 역시 그 사인들을 보며 행복했고 아이처럼 보다는 푼수처럼 웃으며 자랑하기 바빴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이해인 수녀님의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이라는 시집을 읽으면서도 그 때의 추억이 떠올랐다. ‘꽃자리 선물방이라고 하셨던가? 그 방을 다녀간 이에게, 솔방울, 조가비, 몽당연필, 색종이 상자 같은 작은 선물을 주신다는 수녀님의 마음이 잘 느껴지는 그런 시이기도 했다. 어느새인가 선물하면, 자꾸 거창한 것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진정한 선물은 그런 것이 아닐까? 상대를 행복하게, 그리고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그런 것.

<나무책상>

(중략)

평범해 보이지만 아름다운 깊이로

나를 제자리에 앉히는

향기로운 나무 책상을 하나 갖고 싶다

내가 초등학교를 입학하기 전에 유난히 손재주가 좋으시던 할아버지 직접 만들어주신 책상이 떠오른다. 그 시절의 책상 앞에서 밝게 웃고 있는 나의 사진을 보면 너무나 행복해 보이고 어깨가 으쓱한 것이 절로 느껴진다. 어느새 사라진 그 책상을 다시 갖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곤 한다. 이제는 나를 위해 손수 책상을 만들어주실 할아버지께서도 내 곁에 안 계시고, 그 작은 책상이 훌쩍 커버린 내 몸에 맞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어느새 내 곁을 지켜주시는 가족들이 자꾸만 줄어들어 안타깝기만 한 요즘, 숲의 향기뿐 아니라 할아버지의 사랑이 가득히 밴 그 책상이 참 그립다.

<하늘을 보며>

오늘은 아무 생각 않고

하늘만 보며 행복하다

넓고 높아 좋은 하늘

내가 하고 싶은 모든 말들

다 거기에 있다

보고 싶은 사람들도

말없이 웃으며 손을 흔든다

한없이 푸른

나의 하늘 나의 거울

너무 투명해서 오늘도 눈물이 난다

사실 오늘이 할아버지 기일이다. 그래서 이 시를 읽으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다. 어린 시절부터 나는 하늘을 유난히 좋아했다. 그냥 구름이 흘러가는 그 하늘만 바라보고 있어도 참 시간이 잘도 갔다. 그런데 요즘은 정말 하늘 한번 보기 힘들어졌다고 할까? 그래서 이 시를 소리 내어 읽으며 한동안 푸르른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 너무 투명해서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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