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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똥개 뽀삐
박정윤 지음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일요일 아침마다 찾아오는 SBS ‘TV동물농장’의 자문수의사이자 올리브 동물병원의 원장 그리고 너무나 동물을 사랑하는 박정윤의 첫 번째 에세이 <바보 똥개 뽀삐> 자신이 만나온 많은 동물과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정말 마음 따듯해지는 이야기부터 안타까운 이야기까지 나도 모르게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면서 읽은 책이다.
전생에 포청천이었는지, 내가 하는 이야기마다 어떤 판단과 해결책을
제시하려고 하는 남편이 애매하다고 반응한 이야기가 있다. 바로 열 살이 넘은 골든리트리버 ‘보스’의 사연이다. 쇠못이
잔뜩 박힌 각목을 들고 병원에 들어와 병원 사람들을 놀라게 한 할아버지는 보스의 발가락을 치료해주면서도 심장사상충 약을 먹이는 것은 거절하셨다.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할아버지의 선택. 하지만 할아버지는 10년이 넘게 하루도 거르지 않고 보스를 산책시킨 것으로 동네에서도 유명하셨고,
진돗개들에게 공격 당하는 것을 쫓아주지 못한 게 미안하셔서 그 각목을 들고 다니는 사연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내 심장사상충약을 거절하신 이유는 당신이 기력이 지금보다
더 떨어져서 산책도 못 시키게 되고, 행여나 당신이 먼저 가면 보스는 누가 돌봐주느냐는 것이었다. 나 역시 그 말을 듣고 뭐라 할 말이 없었다. 내가 미처 헤아리지
못한 지극한 사랑이 너무나 따듯하고 또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입장에서 상대방을 판단하기
쉽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이야기들이 참 많았다. 상대를 판단하기보다는 내 마음과 상대의 마음이 같을 거라는 생각을 먼저 하는 것, 그 것이 공감이 첫걸음이 아닐까 싶었다.
대학병원 수술 실습견의 이야기는 뭐랄까? 마음이 참 아팠다. 반려견에 대한 책임감도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분양 받은 사람들이 싫어지기도 했다. 그리고 순종에 집착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와 브리더가 다른 종끼리 교배시켜 만든 혼혈종을 비싼 값으로 입양하는
‘디자이너 도그’의 이야기는 아이러니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런식으로 접근하자면, 믹스견은 하느님이 디자인한 디자이너
도그라는 말이 너무나 통쾌하게 들리기도 했다. 지금은 아니지만, 많은
시간을 반려견과 함께 보내서인지 읽는 내내 따듯했고, 또 지금은 내 곁을 떠난 아이들이 저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절로 행복했다. 늘 샘이 많던 구름이는 아직도 밍키오빠의 양보를
받으며 살고 있을 거 같은 즐거운 상상!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