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진실을 말하는가 -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이 쓴 음모론과 위험한 생각들
캐스 선스타인 지음, 이시은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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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캐스 R. 선스타인, 그의 책 심플러넛지를 재미있고 유익하게 읽었기 때문에, 이번에 나온 <누가 진실을 말하는가>에도 상당히 큰 기대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솔직히 갈피를 잘 못 잡겠다. 그가 서문에서, 학계에서는 상식이 제약요소가 되지 않는다라는 언급을 한 것이 기억이 난다. 학계에 발표되는 논문들이 상식선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 발표될 가치조차 없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그러하다. 어떻게 보면 상식이라는 것은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의심하지 않고 수용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다양한 담론을 제시하는 것이 학자들의 역할일 것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 책의 제목이다.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이 쓴 음모론과 위험한 생각들이라는 부제가 있기는 하지만, <누가 진실을 말하는가>라는 제목은 아무래도 음모론에 초점이 맞춰지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위험한 생각에 대한 비중이 상당히 높다고 생각된다. 심지어 음모론 역시 위험한 생각의 하나로 봐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이다.

작가가 바라보는 음모론에 대한 시각은 상당히 현실적이다. 음모론이 전파되는 메커니즘을 분석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그렇게 느껴지는데, 그 메커니즘을 깨닫지 못한다면 음모론을 어떻게 사회에서 희석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전략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음모론은 사람들이 끔찍한 사사건 접했을 때, 느끼게 되는 강렬한 감정들이 자양분이 된다. 그래서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감정적인 선택에 의존하게 되고, 결국 감정의 눈덩이 효과가 수반되면서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게 된다. 또한 정치적 신념이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한 실험을 통해 집단 극단화와 쉽게 떠오르는 정보를 기반으로 특정 사건의 가능성을 추론하는 가용성 휴리스틱같은 이론들이 음모론의 메커니즘을 분석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리고 그런 사회적 아노미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그가 제시하는 것은 바로 인지적 침투이다. 즉 음모론을 강력하게 신봉하는 집단에게 인지적 다양성을 불어넣자는 것인데, 서문을 읽을 때 여기에 대한 상당한 논란이 있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기도 했다. 아마 음모론에 대한 부분만 읽는다면, 나 역시 고개를 갸웃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소주의와 중간주의에 대한 이야기까지 읽고 나니, 그가 제시하는 인지적 다양성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대략 갈피가 잡히는 것 같기도 했다. 아무래도 침투라는 단어가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거 같은데, 그가 자신의 책 넛지에서 이야기 했던 것처럼,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는 표현을 찾아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뿐만 아니라 동물의 권리 동성결혼 같은 사회담론에 다양한 면모들을 살펴보고 극단적인 의견들에 대한 부분들도 짚어주는 것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그런 것들이 모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기 위한 포석을 놓는 느낌이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매끄럽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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