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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을 만나러 간다 파리 ㅣ 도시의 역사를 만든 인물들
마리나 볼만멘델스존 지음, 장혜경 옮김 / 터치아트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누군가는 편견이나 허영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가본 수많은
도시 중에 가장 로맨틱한 도시를 꼽으라면 ‘파리’를 이야기
하고 싶다. 어쩌면 나는 그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더욱 그런지도 모르겠다. 여행의 즐거움에 빠져있을 때 그런 일상 속의 작은 사치에 참 잘 어울리는 도시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들을 만나러 간다 파리>를 읽으면서, 내가 느꼈던 감정이 그 곳에서 살아가고 사랑하고
일해온 수많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빛의 편린에서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은 파리에서 살아간 스무 명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신께서
내게 생명을 허락하신다면 나는 내 나라에서 일요일에도 닭고기를 먹지 못하는 농부가 없도록 살피겠노라."던
앙리 4세가 그 기틀을 다졌다면, 국가의 황금기를 이끈 루이
14세는 빛의 중심에 파리를 두었다. 그리고
파리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만들고자 했던 나폴레옹이 함께해 파리는 지금의 모습을 갖게 되었다. 평화만큼 사랑에 충실했던 인물인 앙리 4세의 기마상이 보이는 곳에
있는 도핀 광장, 그 곳은 황태자의 탄생을 기뻐하며 그가 만들어낸 공간이라고 한다. 도핀광장은 인기 높은 만남의 장소라고 소개 되어 있었는데, 언젠가
도핀광장에서 만나자고 하는 사람은 따듯한 사람일 것이라는 이야기를 읽은 기억이 난다. 앙리 4세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그의 영향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도시의 틀을 잡은 사람들도 있지만, 그 곳을 각양 각색의 색으로 물들인
사람들도 있었다. "맛난 요리가 만복의 근원이다."라고
말했던 미각의 왕 오귀스트 에스코피에, 그리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더해준 코코 샤넬이 있었다. 그리고 파리하면 떠오르는 사람으로 오래 간직하고 싶은 인물은 바로 이브 생 로랑이다. "한 여성이 입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옷은 그녀가 사랑하는 남성의 포옹이다. 그러한 행운을 발견하지 못한 여성을 위해 내가 있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하는데, 이 말이 그렇게 아름답게 다가올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의 뮤즈라고 하는 카트린 드뇌브의 사진을 꽤나 찾아보기도 했다. 이브 생 로랑이
남긴 말이 어쩌면 파리라는 도시를 잘 설명해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자신의 사랑을 아직 찾지 못한 여성을
위한 도시? 너무 과장된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파리가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