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선의 풍경, 근대를 만나다
단국대학교 동양학연구원 엮음 / 채륜서 / 2014년 11월
평점 :
역사를 거울로 삼으라는 말이 있다, 심지어 미래를 보려면 과거로 가봐야
한다고도 한다. 이번에 당시의 신문기사와 문헌자료 등을 통해서 구성해본 <조선의 풍경, 근대를 만나다>라는
책을 읽으면서, 정말 역사는 우리의 자화상을 비추어주는 거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무리 수없이 강산이 변하고 문명이 발전한다 해도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정말 쳇바퀴를 도는 것처럼 비슷한
행태를 보이기 때문이다.
인형이 한국에 상륙하는 것을 환영하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 ‘연애
결혼’을 둘러싼 논쟁을 담은 신문기사, 성병에 대한 문제를
여성 특히나 화류계 여성에게 떠밀던 행태나 증권시장의 선물거래와 유사했던 ‘미두거래’를 통해 큰 부를 쌓았던 미두왕 반복창의 흥망, 어린이날의 진정한
의미를 포함해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들을 아이들의 장난감을 사주기
위해 백화점에 줄을 선 지금의 사람들의 이야기처럼 지금의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흥미롭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게 본 이야기는 아름다움과 치장에 대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하얀 옷을 즐겨 입었다고 하는데, 여기에는 여성의 노동과 경제적 부담이 필연적으로 수반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어떤 옷을 입어야 하는지에 대한 담론이 형성되곤 했는데,
안타깝게도 경제와 편의의 관점이 지배적이었던 거 같다. 그래도 그런 상황에서 우리 민족이
좋아하는 색같이 미의식을 갖고 논쟁에 참여한 사람이 있어서 다행스러웠다.
하지만, 과한 치장과 서구의 그것을 무차별적으로 모방하는 모습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은 그들이 지금의 우리를 보면 얼마나 놀랄까 하는 생각과 함께, 현대에도 유의미한 지적이
있어서 기억에 남는다. 바로 ‘안경기호병’을 버리라는 것인데, 하이칼라의 필수적 요소로 안경을 쓰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나도 중학교 때인가, 무슨 영화를 보고
시력이 좋음에도 안경을 쓰고 싶어서 부모님을 졸랐던 기억이 있다. 물론, 지금은 시력보호차원에서 끼라고 해도 잘 안 끼지만 말이다.
또한, 치명적인 중금속 성분이 들어간 화장품을 바르는 모습에 충격을
받곤 했는데, 얼굴의 일부가 녹아 내리거나 뇌까지 번져서 정신착란을 일으키기까지 했다니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이 글의 끝에는 피부가 좋아질 거라고 새로운 화학물질을 바르는 지금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도 나와서 조금은
뜨끔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위한 여성들의 집착은, 정말로
시공간을 초월하는 주제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