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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달리다 - 꿈을 향해 떠난 지훈아울의 첫 번째 로드 트립 이야기
양지훈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2월
평점 :
발로만 운전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길, 아니
실제로 해보게 하는 그렇게 일직선으로만 뻗어있는 길을 따라 미국대륙을 횡단한 양지훈. 도시와 도시를
잇는 그 길이 얼마나 단조로운 풍경으로 이어져 있을지 살짝 경험을 해본 적이 있다. 대학교 때 유학을
간 친구에게 가는 길, 공항에 내려서 차로 이동하면서 정말 낯선 공간을 만났다. 처음에는 너무 광활해서 그리고 그 다음에는 그 아득함이 무서울 정도였던 단조로운 풍경의 땅이다. 그래서 50일간의 미국 로드 트립을 담았다는 <미국을 달리다>라는 책을 보며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이
그 이미지였다. 그래서 더욱 궁금한 책이었다. 도시와 도시를
잇는 그런 공간을 달리며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왜 멀쩡한 직장을 때려 치고 그 곳으로 가야 했을까? 그런 것들이 알고 싶었다.
"살아가면서 너무 늦거나 너무 이른 건 없어. 넌 뭐든지 될 수 있지. 꿈을 이루는 데 시간제한은 없단다. 지금처럼 살아도 되고 새 삶을 시작해도 돼"
팝을 사랑한 학창시절과 서울대 아카펠라 그룹 ‘인공위성’으로 활동하던 그이지만 44세의 어느 날 그는 자신의 삶이 ‘재미와 열정’이라는 단어와 영 어울리지 않음에 답답해하고 있었다. 그러다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대사를 듣고는, 고민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된다. 그러고 보면 책에서는 많은 음악과 영화가 등장한다. 플로리다 주를
달리며 비치 보이스의 ‘코코모’를 떠올린다던지, 그래서 정말 많은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언제든 새 삶을 시작해도 된다는 말은 정말 매력적이다. 하지만 쉽게 자신이 갖고 있는 알량한 것들을
내려놓는 것은 쉽지 않다. 새로운 삶이라는 것은 ‘reset’을
의미하는 것일 텐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금까지 한 것을 그래도 두고 시작하려고 하니, 답이 안 나오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그렇게 과감하게 ‘reset’버튼을 누르고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의 밑그림을 그리고 위해 미국으로 떠나는 그의 용기가 부럽기도
했다.
책을 읽으며 너무 감동했던 부분이 있다. 학창시절 그는 Boyz II Men의 'Water Runs Dry" 뮤직비디오를
보며 석고의 모래로 온통 하얗기만 한 ‘화이트샌드’에 언젠가
가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 곳에 실제로 가게 된 그는 홀로 그 음악을 들으며 자신이 꿈꾸던 3분 30초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어쩌면 그가 미국에서 보낸 50일간의 시간에 아주 작은 부분일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언젠가 ‘꽃보다 청춘’이라는 TV프로를 보며 마추픽추에서 유희열이 했던 이야기가 기억난다. 어렸을
때 꼭 와봐야지 했었는데, 어느새 그런 꿈을 갖고 있었던 것도 잃어버린 책 살고 있었다고 말이다. 그날 나도 어린 시절 즐겨 보았던 <세계 7대 불가사의>라는 책을 꺼내 들었었다. 나도 어린 시절 ‘이걸 다 보고 죽어야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말이다. 그리고 그 후에 주어진 수많은
기회 속에서 나는 내 어릴 적 꿈을 선택한 적이 없었다. 편한 길, 쉬운
길, 남들이 인정하는 길 같은 것만 생각하면서 그렇게 꿈에서 멀어져만 같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