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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언니를 보라 - 세상에 불응한 여자들의 역사
박신영 지음 / 한빛비즈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언니를 보라> 빌라도나
니체의 글에서 따왔다고 하지만, 제목이 참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거기다 14명의 여성을 소개하면서 끝에 왠지 장엄한 어조로 읽어야 할 거 같은, ‘이
언니를 보라’라는 문구가 들어간 시는 더 독특했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중독된다고 할까? 나중에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도 궁금했지만, 과연 그 인물의 이야기와 우리가 배워야 할 것 그리고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을 어떻게 한 편의 시로 정리했을까
하는 호기심에 책장을 넘기는 손끝이 바빴다.
자신을 모르는 이에게, 순종하는 이에게, 집에 갇힌 이에게 이렇게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솔직히 큰 의미는 없어 보이기는 한다. 예를 들면 빅토리아 시대
목사의 딸과 과감하고 자유로운 여행가인 두 가지 모순된 모습을 보인 여행가 이사벨로 버드와 무능력한 이상주의자인 아빠의 착한 딸과 필명으로 아버지
몰래 강렬한 고딕소설을 쓰던 <작은 아씨들>의
저자 루이자 메이 올컷이 나에게는 참 닮아 보였다고 할까? 끝내 그녀들이 살아가야 했던 시대가 자신의
굴레가 될 수 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 자유로움을 찾아 자신의 욕망에 솔직하고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 했던 모습이 그렇게 다가왔다.
또 그렇게 본인의 힘으로 자유를 찾은 여성이 있었다. 바로 헨리 8세의 네번째 부인인 안네이다. 여성편력으로 세계사를 장식한 헨리 8세지만, 그의 결혼과 이혼에는 왕권을 강화하려는 정치적인 계산이
있었다. 그리고 안네는 그런 헨리 8세가 펼치는 체스의 말이
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걸어서 그 곳을 빠져 나왔다. 물론 ‘못생긴
플랜더즈의 암말’이라며 못생겨서 소박을 맞았다는 소문에 휩싸이기는 했지만, 그녀는 전 왕비들에게서 교훈을 얻어 자신의 목숨을 지켰을 뿐 아니라, 결혼무효와
함께 ‘왕의 사랑 받는 여동생’이 되어 영지와 연금을 받고
자유롭게 살아갔다고 한다.
어쩌면 이 것이 우리가 이 책을 만나야 할 이유일 것이다. 이 책에
소개된 여성들의 삶을 보며, 우리도 배워야 한다. 그녀들의
치열하게 고민하고, 또 부딪치며 살아가야 했던 세상은 지금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리고 그 속에서 그녀들이 어떻게 살아갔는지, 어떻게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나갔는지 봐야 한다. 그리고 때로는 그들의 실수를 통해 우리는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저자는 이런 제목을 선택했던 것 같다. “이
언니를 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