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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목민심서 - 하
황인경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이번 편은 그의 유배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죄인 신분으로
목민관들을 가르칠 수 없음을 직시한 정약용은 조선의 온 백성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목민관이 해야 할 일을 글로 남길 결심을 하게 된다. 18년에 이르는 유배기간 동안 그는 많은 저서를 남겼고, 그가 후학들을
가르치며 남겼던 이야기들도 인상적이었다. ‘인’이라는 것은
마음가짐이 아니라 행동이어야 한다던 정약용은 후에 추사 김정희를 만나서도 탁상공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 그의 형 정약전의 <자산어보>집필과정에 대한 이야기나 홍경래의 난을 비롯한 요동치는 조선 후기 사회의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마음을 끄는 이야기는 그의 유배생활이었다. 그는 마음이 울적할 때면 산행을 하곤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끝에는
바다가 있었다. 형 약전이 있는 흑산도로 갈 수 있는 그 바다로 나아가지 못하는 마음이 어찌나 아팠을까? 정약전 역시 동생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깊었는데, 해배가 될 조짐이
있다는 정약용의 편지에 그렇게 행복해했건만, 끝내 동생을 만나지 못하고 죽음에 이르게 된다. 그의 가묘는 고향뿐 아니라 동생이 있는 강진도 볼 수 있게 자리를 잡았다고 하니, 형제의 우애가 얼마나 지극한지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긴 유배가
끝나고 고향으로 돌아가게 된 정약용은 형 정약현을 만나 큰 절을 올린다. 왜 그렇게 그 장면에서 눈물이
나던지…… 열여덟 해 전, 유배 가는 두 아우를 남몰래 배웅하던
정약현에게 절을 올리던 형제지간 중 한 명은 끝내 돌아오지 못했으니 그 마음이 얼마나 안타까웠을까?
어릴 적에는 경치 좋고 공기 좋은 곳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유배생활이
나쁠 게 무엇이냐는 생각도 했었지만, 지금의 눈으로 보는 것과 그 시대의 유배생활은 엄연히 달랐음을
몰라서 그랬던거 같다. 책을 읽으면서도 그의 유배생활이 얼마나 혹독했는지 잘 느낄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훌륭한 저서를 남기고 백성을 위해 목민관이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했던 그의 마음가짐이
새삼 존경스럽다. 그 후로도 그는 자신의 뜻을 펼칠 기회를 잡지 못하고, 결국 생을 마감하게 된다. 하지만 그가 남긴 수많은 저서들과 그가
완성한 조선의 학문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있으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닌가 싶다. 물론, 그 때 그가 쌓아둔 경륜을 펼칠 기회가 있었다면 후기 조선사회의 모습은 상당히 달랐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역사란 만약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