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목민심서 - 상
황인경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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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의 일대기를 그린 소설 <목민심서> 500페이지정도의 분량으로 상중하로 이루어져 있어 처음에는 약간 부담스럽게 여겼는데, 책장을 덮고 나니 아쉬운 마음까지 든다. 그만큼 정약용의 일생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 그리고 후기 조선시대의 사회상을 잘 그려낸 소설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약전, 약용 형제가 공부하던 집에 세 들어 살던 소목장이 천만호와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때 정약용과 그의 형 약전은 과거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정약용은 천만호가 일거리가 없으면 굶기를 예사로 한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그가 자신의 재주를 살려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한다. 그런 그에게 공부에 열중하지 않고 한눈을 파느냐 충고를 하던 정약전은 지식을 쌓기 위한 학문이 아는 백성을 위한 학문을 펼쳐야 하지 않겠냐는 동생의 말에 감탄하며, 한 수 돕기도 한다. 정약용이 고안한 기계로 쌓인 큰 부에 어쩔 줄 몰라 하는 천만호에게 거상이 되어 부국강병에 힘써달라던 약용은 정말이지 앉으나 서나 백성을 배불리 살게 하고, 나라를 강하게 할 궁리만 하는 인물이 아니었나 싶다.

그와 더불어 천주학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히 길게 나온다. 처음에는 약간 지루하다는 생각도 얼핏 했다. 하지만, 책을 쭉 읽어나가다 보니 초기 천주교사를 주도해나간 약용의 친인척들뿐 아니라, 천주학은 정약용을 폄하하려는 인물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였기에 어쩔 수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약용을 아낀 정조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특히 뒤주대왕의 능에 얽힌 일화를 통해 정조의 효심을 잘 느낄 수 있었다. 정조는 관료집단을 양성하고자 하는 목표로, 왕실 도서관 규장각에서 신진관료를 직접 지도하는 초계문신제도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정약용은 대과에 급제하자마자 초계문신으로 뽑힐 정도로 정조의 사랑을 독차지하기도 했다. 암행어사를 하기도 했는데, 그때 백성들의 삶을 가까이서 돌아본 정약용은 구중궁궐 깊고 멀어 어찌 다 살펴보랴라는 시를 남기기도 했는데, 정조가 꿈꾸던 관료라는 체계가 왜 필요한지 잘 들어나는 부분이기도 했다.

하지만, 무부무군이라 하여 서학을 금하게 되면서, 약용의 벼슬길은 요동을 치기 시작한다. ‘태행산 올라가는 수레 신세 되었다니라는 시의 한 구절의 마음에 콕 박힐 정도로, 그의 삶은 험준한 태행산을 올라가는 형세가 되어버린다. 그래도 상권에서는 관직을 내려놓고 자유인이 된 그의 유유자적함으로 마무리 되어 그래도 다행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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