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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은 언어에서 태어났다 - 재미있는 영어 인문학 이야기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4년 12월
평점 :
언어는 그 시대와 사회의 거울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통시적 관점으로
보자면,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회구성원들의 역사를 고찰해볼 수 있다.
이번에 읽은 <인문학은 언어에서 태어났다>를
봐도 그러하다. 'toadeating’를 ‘아첨’, ‘toadeater’를 '아첨쟁이'라고 하지만, 그런 표현이 사용된 배경을 모른다면 단순하게 외울 수
밖에 없다. 심지어 우리에게는 ‘toad’, 두꺼비는 새집을
주는 존재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여기에는 떠돌이 약장수들의 이야기가 숨어 있었다. 두꺼비는 종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독을 갖고 있는데 옛날에는 자신의
약이 갖고 있는 효과를 과시하기 위해 조수에게 두꺼비를 먹게 하거나 그럴듯한 연기를 시켰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 표현들도 자연스럽게 사용되게 된 것이다.
또한 언어 속에는 고대 그리스의 생활상이나 신화에서 등장하는 이야기도 있었다.
대표적인 것은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의 영향력을 느낄 수 있는 단어가 있다. 바로
오프라화 현상을 의미하는 ‘Oprahfication’인데, 이런
표현을 볼때면 오프라쇼를 즐겨보기도 했고, 문맥에 따라 무슨 뜻인지 이해는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단어에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확장된 의미가 있었고, 일상적으로 사용된다는 것이 놀랍기도 했다. 중국인의 협상기술인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영어표현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좋았다.
보통 이런 표현들을 딱 부러지게 영어로 옮기는 것이 힘들다. 그래서 말을 풀어서 하다보면, 머릿속에서 꼬일 때가 있는데, 이렇게 딱 맞는 표현이 있다는 것이
놀라워서 메모를 해두었다. 뿐만 아니라 구동존이와 관련된 많은 명언도 소개되어 있었다. 이런 책들은 좀 더 유연하고 풍성하게 대화할 수 있는 훌륭한 바탕이 되어주어서 고맙다.
2월의 탄생석 '자수정 Amethyst'였는데, 그 배경을 모른다면 왜 자수정이 ‘순결과 불굴의 의지’를 상징하는지 쉽게 파악하기는 아려울 것이다. ‘on the level’이 갖고 있는 ‘정직하게, 공평하게, 솔직히, 신뢰할
수 있는’의 의미도 그러하다. level은 수평을 의미하는데, 옛날에 석조건물을 지을때는 수평을 맞추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여기에서 유래된
말이다. 또한 구애자에게 퇴짜를 놓는 것을 의미하는 ‘brush-off’같은
단어가 소개되기도 한다. 때로는 이런 표현을 오역한 실제 예를 소개하기도 한다. 다행히 내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는 조금만 손가락품을 팔면, 그런
실수를 줄일 수 있기는 하다. 하지만 모국어가 아닌 이상 완벽하게 언어를 구사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래서 문득 언어라는 것은 얼마나 많은 단어를 알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여겼던 것이 꼭 그렇지는
않다는 생각을 했다. 언어가 만들어지는 배경이나 사회 문화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한다면, 낯선 표현을 만났을 때 유추라는 것도 조금은 가능하지 않을까 해서이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쌓을 수 있었던 역사, 문화, 사회 전반에 대한
지식들이 더욱 가치있게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