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 이런, 이란 - 테헤란 기숙사 카펫 위 수다에서 페르시아 문명까지
최승아 지음 / 휴머니스트 / 2014년 10월
평점 :
작년에 ‘테헤란 나이트’라는
책을 통해 이란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었는데, 올해는 <오! 이런, 이란>이라는
책을 통해 이란을 다시 만나볼 수 있었다. 이란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만나고 온 최승아의 책을 읽으며
이란에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대학에서 이란어를 전공한 그녀는 2년동안 이란에서 일하며 페르시아어를 배우고 여행을 하며 보내야겠다는 부푼 꿈을 갖고 이란에 첫발을 딛게 된다. 하지만 어느새 이란이 아닌 회사라는 한정된 공간에 자신이 묶인 것을 알고 어학원으로 옮기게 되는데, 거기에서조차 한국선교사의 전도활동때문에 더 이상 다닐 수 없게 된다. 그런데
그것이 그녀가 이란을 제대로 마주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녀가 테헤란 북부에 머물때는, 현대적인 풍경으로 가득차 있어서 사진을 SNS에 올려도 거기가 이란이
맞냐는 질문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 그녀가 구도심인 테헤란 북부로 결국 이란 맨 왼쪽 위의 뾰족한 지역에서
살아가는 쿠르드족에까지 나아가는 것처럼, 이 책의 이야기는 참 다채롭게 흘러간다.
이란의 젊은이들이 인터넷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이란 특유의 문화인
‘터로프’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그런데 내가 여자라 그런가 이란 여성들의 옷차림에 대한 이야기가 떠오른다. 이란
역시 이슬람 국가이기에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차도르를 착용하고 투박한 트렌치 코트 같은 느낌의 ‘멍토’를 일상복으로 입는다. 하지만 이란은 우리가 잘 아는 페르시아의 문화를
이은 나라이다. 영화 ‘페르시아 왕자’나 ‘천일야화’의 세헤라자데가
그런 옷을 입고 있지 않았던 것을 나 역시 잘 알고 있다. 이란 전통 여성의 의상은 정말 화려함의 극치였다고
하는데, 이슬람 혁명은 삶을 똑같은 무늬로 만들어놓았다고 한다. 그
뿐인가? 포도주를 사랑하는 날 감탄하게 한 "포도주는
최고의 연금술사, 잠깐 사이 납덩이 인생을 황금으로 바꾸누나."라는
시를 남긴 페르시아 시인 오마르 하이얌이라던지, 재미있는 포도주의 탄생설화가 있는 이란이지만, 지금은 술을 금지하는 나라가 되었다고 한다. 심지어 술의 주 성분인
에틸 알코올을 처음 발견한 사람 역시 페르시아 화학자 알 라지라고 하던데, 조금은 아쉽기는 했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그 안에서도 정말 다채로운 빛으로 교차하고
있는 이란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언제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페르시아 카펫을 전시하는 곳을 다녀온적이 있다. 그 화려한 문양과 다채로운 색감에 반하기도
했지만, 엄청난 크기의 카펫들을 사람의 손으로 한땀한땀 짜내었다는 것이 더 놀라웠다. 그래서일까? 이란에서 나이든 여인을 칭송할 때 “당신은 마치 케르만 카펫 같아요.”라고 말한다는 것이 참 아름답게
느껴졌다. 한올 한올 카펫을 짜듯이 우리도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된다는 작가의 말도 참 좋았다. 그렇게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뒤돌아봤을 때 아름다운 페르시아 카펫의 색감과 문양들처럼 느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