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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홍의 황금시대 - 긴 사랑의 여정을 떠나다
추이칭 지음, 정영선 외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샤오홍, 사실 최근에 본 탕웨이 주연의 영화를 통해 먼저 만나본 인물이다. 샤오홍의 중국의 대표적인 여류작가로 손꼽힌다고 하는데, 내가 아는
게 너무 없어서 살짝 검색을 해보니 그녀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13년도에도 한번 그녀의 일대기를 다룬 적이 있었다. 한 여인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2년 연속 개봉했을 정도라니, 중국에서의
그녀의 입지가 어느 정도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하기사 중국 현대 문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루쉰과
동시대에 활동하며 그의 극찬을 받았던 작가이니, 그럴 만도 하다. 안타까운
것은 내가 그녀의 작품을 읽어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영화와 이번에 읽은 <샤오홍의 황금시대>를 통해 ‘중국 현대 문학의 보배’라는 그녀의 일대기를 만날 수 있어서 좋은
인연의 시작점이 되어줄 듯 하다. 특히, 이 책 말미의 그녀의
작품인 [후란 강 이야기]와 [생사의 장]에 대한 글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생사의 장]은 “그녀는
독자들에게 강인한 의지와 열정의 기운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라는 루쉰의 서문이 있다고 하니 더욱 호기심이
간다.
그런데, 루쉰의 서문 중에 저 언급이 이 책 <샤오홍의 황금시대>에도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그녀는 현대여성의 눈으로 보면 지나치게 유약하고 너무 남자에 의존하는 인물이 아닌가 하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 하지만 그녀가 치열하게 살아가던 시대를 생각해보면, 그녀의
선택들이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1911년부터 1942년까지
격동의 시대를 살아간 그녀는 수많은 가치관들이 혼재하고 충동하는 그런 시대 속에서, 여성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던 자유를 끝없이 열망했고 누군가의 무엇이 아닌, 자신으로 살아가고 싶어했다. 그리고 그 자유와 자아에 대한 의지가 작품으로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사랑이라는 형태로 분출된 것이 아닌가 한다. 그녀를 문학의 세계로 이끌어준 샤오쥔, 그와의 러브스토리는 상당히
드라마틱하긴 했다. 하지만 그 좁은 문단에서는 문학가들의 기질이 너무 발휘된 탓인가, 너무나 이상적이고 아름다운 상상으로 수없이 덧그려져 버린 것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지금의 정서로 생각해도 조금은 부담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에
대해 세상에 뿌려진 환상을 거두어내는 것, 하지만 그녀는 그런 문제에 있어서도 꽤나 단호했다. 그녀는 이미 자신을 버린 남자의 소유로 계속 인식되기를 거부한다.
사랑이 떠나고 나면 새로운 사랑을 찾게 되는 사람, 감정이 있는 사람이라고
자신의 삶에 당당했던 여성 샤오홍. 책을 읽다 보면 과연 그녀의 ‘황금시대’는 언제인가 싶을 정도로 조금은 답답하기도 하고 슬프고 아픈 이야기가 이어졌지만, 막상 혼자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그녀의 황금시대는 그녀가 살아간 매 순간순간이 아니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