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해줘
임경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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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틀즈의 스트로베리 필즈 포에버(Strawberry Fields Forever)’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이 노래가 참 잘 어울리는 책 <기억해줘>는 해인과 유진의 감각적인 사랑과 이별로 시작된다. 함께 축하하기로 한 서른두 번째 생일을 앞두고 떠나간 유진과 학창시절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자신이 있어야 할 곳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해인. 두 사람의 이야기는 그렇게 쉽게 흩어지고, 해인이 탄 뉴욕행 비행기는 어깨를 빌려 잠든 여성이 떠올리게 하는 학창시절 추억 속으로 데려가 버린다. 그의 첫사랑인 안나와의 시간 속으로 떠나는 여행은 안나가 좋아하던 노래 가사처럼 다가온다 

 유색인종이 많지 않은 지역으로 간다는 것, 그것이 행운인지는 모르겠다. 내 경험상으로는 유색인종이 많지 않다는 것은 나라는 존재가 그 사회에 만들어내는 이질감을 더 강하게 만든다는 것일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어찌했든 그렇게 가게 된 학교에서 해인은 안나를 만나게 된다. 백인들이 다수를 점유하고 있는 사회에서 유일한 한국인으로 서로를 만나게 된 두 사람, 어쩌면 너무나 당연하게 서로에게 끌릴 수 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서른다섯의 소년으로 살아가는 해인과 애증의 존재였던 엄마를 닮아가는 안나의 재회. 물론, 내가 기대하는 것과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는 흘러가지만, 사랑이라는 것은 동화처럼 마무리 될 수 없음을 이제는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예전과 달리 씁쓸한 아쉬움만이 남았다.

 

그리고 안나의 엄마 정인, 해인을 따라 미국으로 온 엄마 혜진의 이야기까지. 해인과 안나의 풋풋한 그래서 더 안타까운 첫사랑의 이야기와 함께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기를 강요 받는 두 여성의 이야기가 교차된다. 사실 나도 안나가 말했던 것처럼 다분히 형식적이고 평범한 가정에 대한 동경심이 있었고, 신기루 같은 평범한 가족에 대한 환상에 상처받은 적도 많다. 어린 그때의 내가 몰랐던 것은 엄마도 아빠도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웃긴 말일지 몰라도, 나는 엄마와 아빠를 그냥 엄마와 아빠로 이해했던 거 같다. 나중에 엄마의 일기를 읽으며 엄마도 여자임을, 사랑에 목마르고 아파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 여성의 사랑에 많은 생각을 했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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