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말
최강민 지음 / 작가와비평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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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제임스 볼드윈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흑인을 바라보는 백인의 의식과 무의식을 탐구하는 내용이었는데, 1950년대에 집필된 글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시사점이 충분히 있다는 것이 놀랍다는 생각이 든다. 볼드윈이 그런 자신의 생각을 말로 남기었다면, 시간의 흐름에 흩어지겠지만, 글로 남기고 긴 시간이 흐르고 또 아시아의 한 도시에 있는 나도 그 글을 읽으면서 인종차별의 뿌리깊은 편견과 백인들이 만들어놓은 편견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또한 이런 글들이 사람들에게 읽혀지고 거기에 자신의 의견을 더하거나 혹은 다른 평론을 전개하면서 담론을 형성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에는 이런 평론이라는 장르의 글들이 많이 부족하고 그래서 담론문화라는 것이 다양하게 형성되지 않는다는 생각도 든다. 이번에 읽은 <고독한 말>도 그런 느낌을 더해주었다. 어찌했든 의사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말이 고독해지면 참 슬픈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 고독한 행위로 느껴진다니……

처음부터 차분히 읽어보고 싶었지만, 목차를 보자마자 나도 모르게 김지하의 이야기를 찾아보게 되었다. 물론 덕분에 기득권으로 편입된다는 것에 대한 생각을 갖고 책을 읽게 되었지만 그게 영 틀린 접근방식은 아니었다는 생각도 든다. 김지하하면, 이 전에 박경리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사위였던 김지하와의 일화를 접하기도 했고, 박정희정권의 저항의 상징으로 사형을 구형 받은 반체제투사라고 기억한다. 또한 '재벌, 국회의원, 고급공무원, 장성, 장차관'을 다섯 도둑이라 칭하며 비판하는 오적으로 저항시인으로 알려진 인물이 2012년 당시 새누리당 후보였던 박근혜에게 공개적인 지지를 선언한 것이 꽤나 놀라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지하가 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변절의 입장에 되기까지의 과정을 나는 전혀 몰랐던 것을 알게 되었다. 쭉 이야기를 읽다 보니 그의 변화를 옳고 그름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던가? 체 게바라가 20세기 자유와 저항의 상징으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은 그가 40이 되기도 전에 죽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 하던 친구의 말도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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