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이 아닙니다
이승아 지음 / PUB.365(삼육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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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만 말고 자신에게 로열티를 보여달라는 부인에게, 1번부터 10번까지 다 부인의 휴대폰 번호로 단축번호를 지정한 휴대폰을 내놓은 남자가 있다. 대학교 3학년 때 만나 6년의 연애와 17년간의 부부생활을 한 그이지만, 언제나 어디서나 무엇을 하고 있든 부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준비된 남편이기도 했다. 그리고 처음 그를 신촌의 하숙집에서 봤을 때 운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다시 태어나도 그와 다시 결혼하고 싶은 부인이 있다. 서로를 지켜줄 가장 좋은 친구로 서로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으로 그렇게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함께할 줄 알았던 두 사람이지만, 뜻하지 않은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5년 생존율이 1퍼센트라는 폐암 4기 환자가 된 남편…… 이 책은 그와 함께했던 모든 시간들 그리고 그가 떠난 후의 여전히 그를 사랑하며 살아가는 이승아의 블로그에서 고른 글들을 모아서 엮은 <내 것이 아닙니다> 그녀의 블로그는 한달 조회수가 420만회에 달한다고 하는데, 정말 글을 읽다 보면 자꾸만 더 그와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아직도 내가 너무나 존경하던 친할아버지와 외할아버지를 떠나 보낸 시간들이 참 아프기만 하다. 영원히 나의 그늘이 되어주고 나의 안식처가 되어주실 줄 알았던 그 분들이 평생을 나와 함께해줄 것이라고 맹목적으로 믿고 있었던 것일까? 그래서 내 것이 아닙니다라는 내려놓음이 참 힘들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그런 나의 아집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기도 했다.

화니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이승아의 남편이 요양병원으로 옮겼을 때, 항상 그녀에게 웃음을 주고 먼저 위로해주던 남편이 하루에 절반을 벽만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 모습에 아파하던 그녀는 그가 바라보고만 있는 벽을 희망의 말로 가득 채워주었다는 이야기를 읽으며 너무나 감동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아마 나라면 왜 벽만 보고 있냐고 꽤나 투정을 부려댔을 것 같다. 문득 내 목소리를 들어야 힘이 나고, 나를 보면 피로가 싹 풀린다고 말하는 남편이 떠오른다. 요즘 밟고 있는 대학원 과정이 아무래도 내 능력 밖이라고 자꾸만 느껴져서 일까? 자꾸만 짜증을 부리곤 했다. 그런데, 오늘 전화를 해서 첫마디가 자기 공부하느라고 바쁘고 힘든데, 전화해서 미안해라고 말하는 것을 들으며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나에게 주어진 수많은 시간 속에서 그에게 위로가 되어주고 힘이 되어주는 그 시간조차 오롯이 내주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자꾸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 것이 아니라며 내려놓지 못하는 수준이 아니라, 내 것이라는 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며 소홀히 대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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