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누구나의 사랑

이것은 누구나의 사랑 - 미치도록 깊이 진심으로
아이리 지음, 이지수 옮김 / 프롬북스 / 2014년 10월

‘사랑에 대한 거의 모든 것들의 이야기’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 <이것은 누구나의 사랑> 문득 누군가의 사랑이기에 누구나의 사랑이 되지 않을까? 라는 그런 생각이 든다. 나도 그랬었지만, 내 사랑만은 정말 특별하게 느껴지곤 한다. 그래서 ‘사랑’이라는 말이 한없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그 단어로만 표현하기에는 무엇인가 더 있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추억을 돌아보면 그 역시 ‘사랑’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책을 읽기 몇 일전에 꽤 오랜 시간 다른 방식으로 로그인을 했던 은행의 아이디를 입력해야 할 일이 있었다. 주로 사용하던 아이디가 틀렸다고 나와서, 따로 조회해보니 너무나 특별하게 느껴졌던 사랑의 흔적이 느껴지는 단어가 튀어나왔다. 그런데 그 단어를 보고도 이제는 꽤나 무덤덤하고 지나간 추억의 한 자락으로 받아들이는 나를 떠올리며 그런 생각을 했던 거 같다.

그를 만나기 전의 인생은 아무것도 아니었던가? 라는 질문을 읽으며, 문득 그 사랑은 나를 꽤 많이 성장시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때는 그랬었다. 그 사람을 만나서 비로서 내가 완전해졌다고 생각했다. 생각해보면 그 후에는 그런 감각이 느껴지지 않아서, 내가 사랑에 빠지지 않은 게 아닌가 하는 의심도 했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참 늦은 나이에 사랑이라는 것은 한 사람과 한 사람, 아니 책에서 나온 표현 그대로 ‘행복하고 싶은 평범한 사람’들이 만나서 하는 것임을 알게 된 거 같다.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의존한다던지, 그의 인생 속으로 스며들어가는 것이 아닌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나는 참 무모했던 것이 아닐까? 나 스스로 그 사람을 만나기 전의 삶을 폄하했고, 나라는 사람을 세상에서 지우려고 했던 거 같다. 다행히 이제는 그런 면들이 나를 다치게 할 수 있음을 깨닫고 성장할 수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된 것이겠지. 책에서 그런 내용이 나온다. 좋은 남자는 경험의 누적과 좋은 습관 형성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그래서 그의 어머니 그리고 그의 인생을 스쳐 지나간 그녀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도 괜찮다고 말이다. 어쩌면 나도 그런 과정을 통해서 그래도 조금은 괜찮은 여자가 된 것이고 되어가고 있는 것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