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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감옥 - 생각을 통제하는 거대한 힘
니콜라스 카 지음, 이진원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소프트웨어 프로그램과 자동화된 시스템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어쩌면 보이지 않는 유리감옥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유리감옥> 생각해보면
나는 늘 기술의 발달에 혜택을 누리며 살 수 있는 지금에 만족해왔다. 때로는 공상과학 영화에서 구현되는
미래를 보며 더 발달된 기술문명을 만끽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기도 했었다. 하지만 <유리감옥>을 읽으며 문득 경험과 사유를 강조했던 칸트가
요즘 세상을 바라보면 어떤 이야기를 할까 궁금해졌다.
우리의 삶을 좀 더 편하고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스마트 테크놀로지라고만 생각해왔기에 <유리감옥>을 쓴 니콜라스 카의 시각이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졌고, 점점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어느 날인가? 책에서 무슨 내용을 봤었는데 하며 서재를 돌아보다 막막하기도 하고 귀찮다는 생각도 들었다. 문득 서재의 모든 책들이 전자서류라면 바로 ‘찾기’버튼을 눌러서 쉽게 내가 원하는 그 것을 볼 수 있을텐데하며 짜증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이처럼 모든 정보를 외재화하고 저장과 검색을 자동화하는 것이 나에게 꼭 유익한 일일까? 생각해보면
예전에는 어떤 책인지, 어디쯤인지 어느 정도는 기억을 하고 금새 찾곤 했었다.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기억력이 떨어져서 그런가 보다 했지만, 어떻게
보면 자동화 기술에 점점 더 의존적으로 바뀌면서 나의 생각과 경험들을 내 기억 속에 저장하지 않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점점 바로 대답을 찾아주는 컴퓨터에 의존하고 스스로 호기심을 갖고 생각하고 상상하는 그런 능력들이
사라져가기도 한다. 이처럼 자동화는 우리를 행위자가 아닌 관찰자로 전락시킨다는 것이 문제이다.
나도 아주 잘 활용하고 있는 자동주차기능이지만, 이것이 필연적으로
인간의 기술을 퇴화시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미 그런 현실을 가져온 곳이 바로 비행자동화인데, 비행기술의 높은 안정성과 효율성을 가져왔지만, 이로 인해 수동조정능력이
퇴화되고 상황인식에 어려움을 겪는 조종사들이 많다고 한다. 그리고 그로 인한 사고도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자동화 기술이 자동차운전에까지 확장된 요즘에는, 사람이
운전대를 잡고 있지만 누가 운전을 하고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술문명을 거부하며 살 수는 없는 것이 현실 아닌가? 자동화
이전에 있었던 기계화의 상황 속에서도 그랬듯이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우리가 기대고 있는 기계의 능력과 프로그램에 적응하며 살아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스스로 자신의 능력과 발전을 제한하는 유리감옥에 갇혀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과, 그것을 알고 대처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