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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만나는 교황 프란치스코
프란치스코 교황 지음, 주세페 코스타 엮음, 이영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7월
평점 :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방문이 많은 화제가 되고 있다. 뉴스를
통해서 교황의 일정을 따라가다 보면 참 여전하시구나 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책 속에서 교황이 그랬듯이
한국에서도 사람들과 어울려 함께하길 원하시고, 어린아이들 병든 사람들 그리고 고통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마음을 쓰신다. 교황이 ‘세월호 십자가’를 로마로 가져간다고 해서 당장 그 분들이 원하는 대로 특별법이 제정된다던가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진심으로 세월호 생존학생과 유가족을 위로해주고 그들을 마음속 깊이 기억하겠다는 교황의 말은 분명 그들에게
큰 위로가 되어 주었을 것이다. 무엇을 해주겠다고 말로 떠드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아픔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 266대 교황이 된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난한 자의 친구인 아시시의 프란치코의 이름을
교황명으로 사용하면서 당신의 삶이 어떠했는지 그리고 나아갈 길이 어떠할지 보여주었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시는 분이다. 비록 종교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트위터나 책 그리고 말씀을 접하다
보면 정말 깨닫게 되는 것들이 많다. 어렸을 때 어른들의 말씀이나 동화책 같은 것에서 배웠던 것들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것들도 많다. 너무나 당연하게 그래야 한다고 여겼던 것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게 어른이 되는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어쩌면 진정한 어른은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들을 지킬 줄 아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엘튼 존은 베니티 페어와의 인터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허영의 시대에 겸손함이 일으킨 기적”이라고 표현했다고 하는데, 정말 공감이 되는 말이다.
믿음의 문턱을 넘어서려면 경탄하는 눈과 나태함에 길들여지지 않는 마음을 지녀야 합니다. 그리고 한 여인이 아이를 낳을 때마다 그 아이의 인생에 모험이 계속되리라는 것을, 우리가 아이들의 순수함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밝은 미래를 보장하는 일임을,
노인의 헌신적인 삶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올바른 행동이자 우리의 뿌리를 보살피는 일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40p)
주일마다 만나 서로 인사하고, 지금 우리가 하고 있듯이 광장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우리 그리스도 인에게 아름답고 중요한 일입니다. 언론 매체 덕분에 광장은 세계적인
차원의 장소가 되었지요. (64p)
오늘날 세상의 양끝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서로에게 의지하고 있으며, 함께
만나 진정한 형제애를 다질 현실적인 장을 더욱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72p)
집 없는 사람들이 거리에서 얼어 죽는데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몇몇 도시에서 주가가 10포인트 떨어지는 건 비극이
됩니다. 사람의 죽음은 뉴스거리가 되지 못하고, 수입이 10포인트 줄어드는 것이 비극이랍니다! 이런 식으로 사람들은 마치
쓰레기처럼 버려지고 있습니다. (127p)
사람들의 기억은 컴퓨터가 아니라 마음입니다. (중략)기억은 화합과 통합을 이루어내는 힘입니다. 제멋대로 내버려둔 지성이
부패하듯 기억은 한 가족이나 국가에게 꼭 필요합니다. 기억이 없는 가족은 가족이라 부를 수 없습니다. 살아있는 기억이라 할 수 있는 나이든 구성원들을 존경하지 않는 가족은 붕괴된 가족입니다. 그러나 기억하는 가족과 국민의 미래는 밝습니다. (175p)
교황 프란치스코의 사진과 말을 함께 만날 수 있는 <사진으로
만나는 교황 프란치스코>에서 내 마음에 큰 울림을 만들어낸 글이다. 인간의 탐욕과 부의 양극화를 다룬 <탐욕경제>와 함께 읽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교황 프란치스코가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답해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돈과 더 많은 탐욕이 아니라 더 많은 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세상이 점점 더 각박해지기만 한다고 투정부릴 것이 아니라, 자신이
먼저 주위를 돌아보고 관심을 기울여본다면, 좀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