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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처럼 써라 - 이 광활하고도 지루한 세상에서 최고의 글쟁이가 되는 법
정제원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4년 7월
평점 :
단락쓰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작가처럼 써라>를 읽다 보니 문득 본고사를 준비하던 시절이 떠오른다. 우리
때는 수능을 본 후에 특정 대학에 한해서 본고사를 실시하곤 했는데, 그 중에 문제가 되었던 것이 바로
‘논술’이었다. 제대로
된 글을 써볼 기회조차 별로 없이 주입식교육과 암기라는 챗바퀴를 돌던 학생들에게 논술이라니? 선생님들도
대책이 없다 생각하셨는지 본고사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입시전문학원으로 보내서 수업을 듣게 해주셨었다. 그때
처음 논술이라는 것을 접하고 개요를 어떻게 짜야 하는지, 서론 본론 결론에 맞추어 어떻게 글을 써야
하는지 배웠었다. 이미 잘 써놓은 글을 여러 개 접하고 분석하기도 했지만, 다양한 논거를 미리 준비해주기도 했었으니 상당히 정형화된 글을 쓸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그때 나름 글 쓰는 것에 재미를 느끼기도 했었고, 그 후로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도 그때 배웠던 것들이 꽤 도움이 되었다.
<작가처럼 써라>는
도입단락, 마무리단락 식으로 나누어져 있다. 도입단락 부분이
상당히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본고사를 준비할 때도 어차피 수많은 학생들의 논술을 봐야 하니 도입부분에서
시선을 끌고 결론을 잘 내면 된다는 식의 꼼수를 알려주기도 했었다. 그래서 도입부에 집중하는 것은 글
쓰는 사람에게는 다 비슷한가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단락이라는 것이 앞 뒤 모든 것에 연결되는 문이
될 수 있다고 저자인 정제원은 말하고 있다. 즉 도입단락을 염두에 쓰고 하나의 단락을 완성하더라도 사고과정과
퇴고과정을 통해서 그 용도는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거기다 어떻게 보면 모범답안이라고 할 있는 다양한
글을 수록해놓았기 때문에 더욱 도움이 된다. 한편의 글을 쓰겠다고 한다면 생길 수 있는 부담감을 많이
줄일 수 있게 된다. 단락쓰기를 연습하다 보면 그렇게 모인 단락들을 이어서 한편의 글이 완성될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니 상당히 효율적이지 않은가?
“글은 아무나 ‘쓸’수 있지만, 아무도 ‘쉽게
쓸’ 수는 없다”고 한다.
솔직히 너무나 공감이 가는 말이다. 나도 글을 쓴다고 이렇게 저렇게 끄적이곤 하지만, 막상 글을 쓰다 보면 내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도 잘 모를 때도 있다. 책을
읽으며 그 이유를 가만히 생각해보니, 정민이 한시를 번역했을 때의 이야기가 딱 마음에 와 닿았다. 편하게 읽힐 수 있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것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었다. 글에 필요한 것은 간결한 자기생각과 사실설명이라 하지 않은가? 주절주절
말이 길어지다 보면 글의 중심이 어느새 흐트러져 버릴 수 밖에 없는 거 같다. 좋은 글을 읽으면서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게 도와주는 <작가처럼 써라>
최고의 글쟁이는 못되더라도 남들이 읽었을 때 내 생각이 잘 전해지는 글을 쓸 수 있는 길잡이가 되어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