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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 경제학 - 경제학은 어떻게 인간과 예술을 움직이는가?
문소영 지음 / 이다미디어 / 2014년 6월
평점 :
세계의 명화로 경제사를 읽어나가는 책 <그림 속 경제학> 꽤 어려운 접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생각보다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고, 멋진 그림들을 감상하면서 그림의 배경이 되는 시대를 읽는 것은 상당히 즐거운 일이었다. 뭐랄까? ‘경제학’하면
좀 어렵게 느껴지지만, 세상의 변화를 화폭에 담아낸 미술가들의 이야기라는 느낌으로 접근하면 쉽게 다가오는
책이다.
‘엘리자베스 1세의 아르마다
초상화’는 꽤 유명한 그림 중에 하나이다. 내 기억이 맞다면
세계사 교과서에도 실려있었던 거 같다. 이 그림에는 화려한 진주로 장식한 당당한 자태의 엘리자베 1세의 모습뿐 아니라 배경이 되는 창 2개와 여왕의 손이 올려진 지구본을
다시 보는 재미가 있었다. 무적함대를 물리친 장면들이 묘사된 창밖 풍경과 신대륙을 덮고 있는 손은 영국의
위상이 어느정도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그런 그림이었다. 또한,
산업혁명과 시민혁명 그리고 그로 인해 구현된 19세기 소비의 민주화 같은 다양한 역사적
사실이 그림으로 잘 설명되는 것도 흥미로웠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가는 바로 귀스타브 쿠르베와 장 프랑수아 밀레이다. 사실 나도 그림을 볼때면 좀 이상화된 모습을 선호했었다. ‘퐁파두르
후작부인’같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그 시대의 여성의 모습이라던지, 책을
읽으며 보니 도저히 양치기 소녀라고 할 수 없는 인물이 등장하는 ‘낮잠 훼방 놓기’처럼 아름답고 화사한 그리고 귀족적인 그림들을 좋아했다. 그래서 밀레의
‘이삭줍는 사람들’나 ‘양치기
소녀’같은 작품에는 큰 매력을 느끼지 않았다. 어쩌면 나의
그런 선호도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딪치며 살아가야 하는 현실을 그림으로까지 만나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 아닐까?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에게 귀스타브 쿠르베는 ‘내게 천사를 보여줘. 그래야 천사를 그리지’라는 말을 던졌다고 한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과연 무엇을 보고 싶어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쿠르베의 그림은 정말 사실적이다. ‘돌깨는
사람들’은 힘든 노동의 강도와 어린 아이까지 일을 거들어야 생계가 유지되는 그 시대가 그대로 녹아있었다. 지극히 사실적인 시서을 유지했던 쿠르베와 달리 밀레의 그림에는 비참한 현실과 함께 서정성인 감성들이 담겨 있다. 그의 작품을 보다보면 문득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가 떠오른다. 그는
4,5세의 어린이들이 작은 몸집을 이용하여 굴뚝청소부를 해야 하는 영국의 현실을 시로 그려냈었는데, 너무나 아름다운 시속에 담겨있는 불편한 현실이 씁쓸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곤 했다. 사실 밀레의 그림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 조금은 지루하게
느끼기도 했는데, 그 속에 담겨 있는 이야기는 밀레의 작품을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