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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힘 살아가는 힘
도몬 후유지 지음, 전선영 옮김 / 청림출판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막연히 가지고 있던 이미지가 하나 있다. 나이가 들면 흔들의자에 앉아
좋아하는 책과 따스한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기며 살지 않을까 하는 어쩌면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듯한 장면 같기는 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세상사에서 한발 물러나 유유자적 노년을 즐기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아직도 회사경영 1선에서 물러서지 못하는 아빠의
뒷모습을 보면 더욱 그렇다. 그래서 <공부하는 힘 살아가는
힘>에서 인생이라는 것은 ‘기승전결’의 흐름이 아니라 ‘전’의
연속일수 있다는 말이 참 마음에 와 닿았다. 50을 인생의 후반전의 시작의 나이로 보는 저자 도몬 후유지는
그래서 남은 시간을 더욱 풍성하게 보내기 위한 ‘배움’을
권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30만명을 거느린 도쿄 도청에서 보낸 30년의 세월과 동시에 현역작가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낸 책이라 읽으면서 이 사람의 책이 읽고 싶어진다는
생각이 절로 들기도 했다. 그는 근무시간이든 집이든 늘 역사와 현재를 오가며 지내곤 한다. 역사상의 어떤 인물이 이 직장에 있다면? 역사상 사건을 현대의 조직에
대입하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이런 가정으로 ‘과거와 현재의
상호교류’ 작업을 해온 그는 재직중에도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자신의 글 실력이 조직 내에서 장점이 될 것이라고 여겼던 것과는 달리, 지나치게
현학적인 글이 아닌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쓰라는 조언을 많이 받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조언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지금의 그가 완성되기도 했다. 그렇게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관록이 쌓여, 그는 인사관리, 조직경영의 바람직한 모습을 제시하는 소설과 논픽션으로
일본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한다. 역사는 현재의 거울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 거울을 잘 벼려낸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의 후반전의 공부는 전반전과는 달리 목표를 갖고 달리는 것이 아니라 부정형의 공부 법이어야 한다고 한다. 우회할 줄 알고 느긋이 익혀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인데, 특히
세상에서 직접 사람들과 부딪치며 그 온도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인간관계의 폭이
협소해지기 쉬운데, 그러면 더욱 자신이 만들어낸 덫에서 빠져 나오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쨌든 내 안에는 내가 살아오면서 만들어낸 수많은 생각들이 고여있지 않은가?
고여있지 않고 흐르기 위해 세상으로 나아가고, 그렇게 만나는 사람들을 스승으로 여기며 살라는
충고가 참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