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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시크릿 - 힉스입자에서 빅뱅 우주론까지
아오노 유리 지음, 김경원 옮김 / 북뱅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신의 입자’ 라고 하는
힉스 입자의 존재를 처음 예측한 공로로 2013년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한 피터 힉스와 프랑수와
앙글레르에 대한 신문기사를 접했을 때, 내 머릿속에는 ‘힉스입자가
뭐야?’라는 물음표만 가득했다. 질량의 근원과 우주 생성의
비밀을 설명해줄 입자라고 하는데, 대충이라도 어떤 것이라는 가늠이 전혀 되지 않았다. 언젠가 읽은 칼럼에서 자신의 지적 수준은 고등학교 때 멈춰서 꾸준히 감퇴하는 중이라는 한탄이 남의 이야기 같지
않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와 과학잡지 ‘뉴턴’에
열광하던 어린 학생이었지만, 지금은 신문기사조차 제대로 이해를 못하는 수준이다. ‘일본 최고의 과학전문기자’ 아오노 유리가 중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우주의 비밀을 풀어서 설명해준다는 <코스모스 시크릿>을
만나고, 뒤쳐진 지식을 채워놓고자 책을 읽었지만 생각만큼 만만하지가 않다. 아무래도 현대 물리학 특히 소립자론과 우주론에 대한 나의 배경지식은 중학생 수준도 안되는가보다.
재미있는 것은 ‘힉스 입자라고 생각해도 모순이 없는 새로운 입자를
발견했다’라는 발표내용이었다. 상당히 애매한 내용이 아닌가? 그래서 힉스입자의 발견을 기존의 물리학의 체계였던 표준이론의 마지막 퍼즐조각이 아닌 그 것을 뛰어넘어 우주의
진리로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열쇠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21세기는
새로운 물리학의 태동의 시기로 바라보기도 한다.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사람들은 만물의 근원이 무엇인지
궁금해했다. 그리고 그 궁금증은 지금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자연은 인간이 발견한 사실을 기뻐하기도 전에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엑스파일’이라는 미국 드라마에서 늘 나왔던 ‘진실은 언제나 저 너머에 있다’는 말처럼 말이다.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최소한의 단위’라고 생각한 원자에서 이제는 물질을 구성하는 최소한의 입자를 ‘소립자라고
하게 된 것처럼 말이다. 물론 최소한의 단위가 존재한다고 예측했던 데모크리토스의 생각이 증명되기까지
정말 긴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말이다. 소립자는 ‘쿼크’라는 이름을 갖게 되는데 그 이름을 명명한 겔만은 ‘쿼크’를 제임스 조이스 소설 ‘피네간의 경야’에서 따왔다고 한다. ‘무의식의 흐름’이라는 독특한 기법과 주해를 읽어도 이해가 안간다는 평을 받는 작품에서 따온 것이 참 타당하게 느껴질 정도로
물리학은 상당히 예견적인 면이 많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물리학의 예측이 찰나적인 발상에서 오는 것은
아니다. 물리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을 ‘이론가’ ‘실험가’ 관측가’로 분류하는데, 노벨상을
수상한 힉스박사나 최소한의 단위가 있음을 예견했던 데모크리토스 같은 사람들을 ‘이론가’라고 한다. 힉스입자는 ‘만물에
질량을 부여하는 소립자’이다. 그 이전에 대칭성의 자발적
깨짐을 이해해야 하는데, 이는 학자들이 비유적으로 설명하는 파티나 빨래 너는 과정을 통해서 어느 정도
감이 오기는 했다. 그리고 힉스입자가 어떻게 질량을 부여하는지 역시 파티회장을 통한 설명으로 이해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사실 힉스입자가 무엇인지,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가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지만, 그러한 예측과 발견이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과학자들이 노력해왔나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또 다른 맛이기도 했다. 확실히 주골격을 이루는 내용이 조금 난해해서인지, 사족처럼 따라오는 이야기들이 더 재미있게 느껴진 것은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