겪어야 진짜 - 어른의 어른 후지와라 신야가 체득한 인생배짱
후지와라 신야.김윤덕 지음 / 푸른숲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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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부터 세상을 떠돌며 살아온 도보여행가 후지와라 신야. 일본 젊은이의 정신적 지주로 일컬어지고 있는 그는 이제는 낯선 세계의 낯선 사람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으로 떠나는 여행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의 여행기를 처음 읽었을 때의 특유의 무거움에 꽤 놀랐던 기억이 난다. 거칠 것 없이 자유롭게 여행을 하는 것처럼 보였던 그는 그 누구보다도 자연과 인간 그리고 인간과 인간사이의 문제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후지와라 신야를 보면 늘 '자유'와 '조화'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그리고 마치 만담 같았다는 그와의 인터뷰와 글을 만날 수 있는 <겪어야 진짜>를 읽으면서 나의 생각이 좀 더 강렬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비 정규직, 은둔형 외톨이, 등교거부 아동 같은 사회문제와 인간관계를 번거롭게 여기는 사회풍조를 걱정하며 메말라가는 일본사회에 "제 2의 패전"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그래서 대지진으로 인해 다른 사람의 슬픔에 공감하게 된 일본사회의 변화에 안도하고 기뻐한다. 쓰나미의 폐허 속에서 사랑의 강인함을 처음으로 실감하게 된 그의 일화는 정말 인상적이다.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희망을 갖자"라는 말조차 사치스럽게 느껴지던 그 공간에서 그래도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고, 자신들의 삶의 공간이었고 일상의 추억들이 남아있는 곳을 가늠해보는 한 커플을 만나게 된다. 그 어떠한 절망 속에서도 사람을 살게 하는 힘은 사랑에 있음을 이야기하는 그는 일본의 경험과 변화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한국사회에도 ‘인간의 마음’이 이어져 생명력이 넘치는 변화가 오길 바라기도 한다.

나 역시 책에서 언급된 광장시장의 마약김밥과 빈대떡을 먹으러 간 적이 있다. 사람에 치이는 듯한 정신 없는 상황에 놀라면서도 줄을 서서 포장을 해왔었는데, 도대체 왜 그렇게까지 맛집이라고 소문이 자자한 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하지만 시장 특유의 인심과 사람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정겨운 공간이 그 맛을 더해준다는 이야기에 왠지 다시 한번 그 곳을 찾아가보고 싶어졌다. 갇힌 공간에서 지인과 즐기는 맛이 아닌 시장이라는 열린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과 어우러지는 맛은 또 다를까? 책 제목처럼 ‘겪어야 진짜’라고 하지 않은가? 왠지 그 맛이 꽤나 다를 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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