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별아이 료마의 시간
신보 히로시 지음, 노인향 옮김 / 지식너머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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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얼마 전에도 자폐증을 가진 아이와 함께 성장해온 엄마의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아이를 치료와 훈련이 필요한 존재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좋아하는 기하학적인 공간으로 걸어 들어가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면서 부모가 된다는 것과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했었다. 이번에 읽은 <문어별 아이 료마의 시간>역시 나에게 그런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자폐증을 가진 아이 료마의 12년 동안의 이야기는 중증장애를 가진 아이를 둘러싼 이야기라기보다는 가족의 사랑이 얼마나 지극하고 소중한지에 대한 감동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었다.  

평소 존경해온 사카모토 로마의 성품을 닮기를 바라며 아이에게 이름을 지어준 아빠 신보 히로시는 료마가 4살이 되던 해 사카모토 로마의 고향을 찾아간 여행에서 아이가 갖고 있는 장애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너무나 환하게 웃는 아이가 그런 장애를 가졌다는 것도 그리고 자폐증이 불치병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말이다. 아이를 떠난 엄마와 다르게 그는 밝게 웃는 아이와 함께 웃으며 살아왔다. 그리고 료마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12년 동안 홈페이지에 연재해온 산들바람 편지는 아이와 함께하는 모든 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그의 마음이 잘 드러나있다. 제일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아이를 기다려 달라는 것이다. 세상에 정해진 조건, 수치화된 발달기준에는 료마가 마냥 부족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보일 듯 말 듯한 속도일지 몰라도 료마는 계속 성장해나가고 있었다. 세상의 속도에 억지로 맞추려 하지 않고, 료마의 성장에 기뻐하며 기다릴 줄 알았던 아빠의 마음이 참 따듯하게 느껴졌다. 료마와 함께하는 시간들을 귀하고 소중하게 여기며 한결같이 함께해주었기에, 료마가 아빠에게 공을 패스해주기도 하고 함께 목욕을 하며 등을 밀어주기도 하고 의성어일지 몰라도 자신의 뜻을 아빠에게 전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처음 그가 아이와 함께하는 일상을 인터넷에 연재했을 때만 해도 그런 개인 홈페이지들이 꽤 있었다고 한다. 그에게도 온 이런저런 불평불만을 가진 사람들의 메일 같은 것들이 그런 홈페이지들이 문을 닫게 된 원인 중에 하나라고 한다. 익명으로 보내진 메일을 하나 소개한 그는 이런 이야기를 한다. 장애를 이해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도 평범한 생활을 할 권리가 있음을 이해해주길 바란다는 것이다.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어떠한 시선을 가져야 하는지 생각하게 하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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