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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토버 스카이
호머 히컴 지음, 송제훈 옮김 / 연암서가 / 2014년 4월
평점 :
예전에 재능기부자들이 작은 도시의 도서관에서 과학강연을 한 내용을 엮은
<과학 10월의 하늘을 날다>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때 쇠락하는 탄광촌의 소년이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발사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보고 로켓 제작의 꿈을 키워나간 영화 ‘옥토버 스카이’에서 영감을 받고 그런 프로젝트를 기획했다는 뒷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탄광촌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광부가 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세상에서 소년이
자신의 꿈을 찾게 된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도 같은 일이 생기길 바라는 마음이 담아 ‘오늘의 과학자가 내일의
과학자를 만나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탄광촌 소년에서 미국항공우주국 공학자가 된 저자 호머 히컴의 회고록이자 성장소설이기도 한 <옥토버 스카이>는 영화로 만났을 때와 또 다른 감동을
전해주었다. 채산성이 떨어지면서 점점 무너져가는 탄광촌이라는 공간적 배경과 냉전이라는 시간적 배경이
책에서는 더욱 잘 드러나고 있었다. 러시아가 미국보다 기술적으로 앞서나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을
표현한 ‘스푸트니크 쇼크’가 있던 1957년 10월은 평범하기만 아니 미식축구인 형에 비교되어 여자라는
놀림을 받기까지 한 히컴에게는 인생의 가장 큰 전환점으로 기억된다. 그는 스푸트니크가 웨스트버지니아
남부 지역 상공을 지나는 순간 그 절대적인 아름다움에 빠져 로켓을 발사하리라는 꿈을 갖게 된다. 처음에는
우주로 나아가는데 자신이 작은 역할이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점점 자신의 꿈이 달에 도착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갖게 된다.
바다가 그려진 그림을 그려놓고 늘 탄광촌을 떠나 바다가 보이는 마을로 가고 싶어하는 엄마는 채산성 악화로 탄광이
문을 닫으면서 함께 무너져 내려가는 탄광촌의 운명을 예감하고 자신의 아이들이 광부가 아닌 다른 꿈을 갖기를 바란다. 그래서 로켓을 만들겠다고 빅 크리크 미사일국 일명 BCMA를 만들어
친구들과 함께 노력하는 히컴에게 자폭만 정말 문자 그대로의 자폭만 하지 말라며 그를 응원해준다. 하지만
탄광을 자신의 삶의 모든 것으로 여기고 살아가는 아빠는 둘째 아들의 일탈이 마땅치만은 않았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흘러서 아버지의 작은 상자에 담겨 있던 히컴의 꿈의 흔적들이 우주 왕복선 컬럼비아에 실리게 되었을 때,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던 아버지의 마음이 느껴지기도 했다.
히컴과 친구들이 로켓보이가 된 1957년은 그 해 마지막 달에도 미국이
쏘아 올리려고 했던 최초의 위상 뱅가드호가 발사대에서 3피트 정도 올라간 후 폭발해버리는 수준이었다. 로켓의 원리가 담겨 있는 책 한 권을 구하기도 힘들었던 시절 로켓보이들은 열정 하나만으로 자신들의 꿈을 향해
나아간다. 엄마의 정원을 날려버리는 것은 애교처럼 느껴질 정도로 수많은 시행착오와 좌절을 겪기도 하지만
그들은 결국 자신의 꿈을 이룬다. 로켓보이들은 자신들이 다니던 학교에 미식축구선수들이 가져온 트로피가
있는 장을 보며 자신들의 트로피도 놓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결국 그들은 ‘아마추어 로켓 기술에 관한 연구’로 전국과학경진대회 우승 메달을 받아
그 진열장에 넣어두게 된다. 자신들에게 얼마나 많은 가능성이 있는지 앞으로 그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이
그 메달을 볼 때마다 느끼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 순간이 언제나 감동적이다.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