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외로워서 그랬던 거야 - 제1회 ‘아리가토 대상’ 대상 수상작 꿈결 청소년 소설 1
기타바야시 우카 지음, 조찬희 옮김 / 꿈결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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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 이후 사람들에게 필요한 말은 고마워요라고 생각한 일본에서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고마운 마음을 테마로 쓴 소설을 아리가토 대상으로 뽑았는데 제 1회 대상을 수상한 <사실은 외로워서 그랬던 거야> 자신의 초등학교 졸업식이 마치 마지막 숙제였던 것처럼 집을 떠난 엄마. 아빠와 함께 살던 고무기의 마음에는 납덩이가 생겨나기 시작한다. 사실 그 마음을 너무나 잘 이해할 수 밖에 없다. 나 역시 그랬던 거 같다. 나는 고무기처럼 어린 나이도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혹여 내가 무엇인가 잘못한 것이 아닐까 하는 자책의 수렁이 늘 나를 가두곤 했다.

4년의 시간이 흐른 고무기는 여자가 생겨 무책임한 언행을 하는 아빠를 떠나 엄마에게 가게 되고, 외할아버지가 계신 이바라키에 있는 외갓집에 자리를 잡게 된다. 자신이 키우는 채소를 사랑하고 그림을 잘 그리는 외할아버지는 학교에서 외톨이가 되어 등교거부를 하고 낡은 배에 숨어있곤 하던 고무기에게 송사리 학교를 간다며 감싸주시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외할아버지가 쓰러지시고 손댈 수조차 없게 암이 퍼진 것을 알게 된다. 문득 몇 년 전의 내 모습이 떠오른다. 외할아버지가 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할아버지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크게 좌절했었다. 그리고 할아버지께서 병원이 아닌 댁에 계실 때마다 괜히 속상하곤 했다. 뭐랄까? 시한부라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으면서도 왠지 치료를 포기한 느낌이 나를 그렇게 몰아가곤 했다.

하지만 고무기는 마치 나처럼 고집을 부리는 엄마를 설득하여 할아버지가 원하시는 대로 집으로 돌아온다. 마지막까지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 수 있게 해주는 가정 간호를 시작하는 것이다. 어쩌면 외할아버지께서도 그러셨을 것이다. 할아버지께서 아프시다는 소식을 듣기 전에 할아버지를 뵈러 갔던 어느 날이 떠오른다. 할아버지께서는 낡은 벽지를 새로 바르고 계셨다. 외할머니께서는 텃밭에서 자란 호박을 가져다 맛있는 호박나물을 만들어 주셨고 그 동안 할아버지의 손끝에 안방은 화사하게 변해가고 있었다. 내가 기억하는 가장 어린 시절부터 그 집에서의 추억이 남아있다. 아마 할아버지께서는 당신의 인생의 끝을 차가운 병원이 아니라 당신이 사랑하는 가족들의 시간이 곳곳에 닿아있는 그 곳에서 마지막을 보내고 싶으셨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어쩌면 그때의 내가 갖고 있던 복잡한 감정들은 정말이지 사실은 외로워서 그랬던 것이 아닐까? 그토록 깊은 사랑과 보살핌을 주시던 할아버지가 떠나는 것이 무섭기만 해서, 할아버지의 마음은 조금도 헤아려보려 하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고무기를 보면서 마냥 어리기만 했던 나의 모습이 자꾸만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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