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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다다오 일을 만들다 - 나의 이력서
안도 다다오 지음, 이진민 옮김 / 재능출판(재능교육) / 2014년 1월
평점 :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하면 생각나는 것이 하나 있다. 종교를
갖고 있지 않음에도 그가 만든 ‘빛의 교회’를 본 순간 햇빛으로
만들어지는 십자가에 반해버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곳이 늘 개방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몰랐기에
첫 방문에서는 내 생각보다도 더 작은 규모의 교회에 조금은 당황하며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때는 그
교회를 건축하는 과정의 이야기를 잘 몰랐었는데, <안도 다다오 일을 만들다>를 읽다보니 교회의 크기가 이해가 되었다. 사실 그는 빛이 들어오는
십자가의 형태로 만든 부분의 유리를 없애고 싶어하는데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빛뿐만
아니라 계절마다 갖고 있는 자연의 향까지 바람을 타고 들어온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물론 교인들은 불편하긴
하겠지만 말이다.
뒤늦게 홈페이지에서 견학이 가능한 시간을 확인하고 다시 찾았을 때 비로서 그토록 직접 보길 원했던 빛의 십자가를
만날 수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나오시마에서 만난 땅속에 있는 ‘치추미술관’과 참 닮았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런 감정은 안도다다오의
시그니쳐라고 할 수 있는 노출콘크리트 때문만은 아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때 느꼈던 감정의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바로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었다. 그는 이런 생각을 갖고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목표로 도쿄 도시 재편성에도 임하고 있었다. 일본에서 수없이 들었던 ‘순환형사회’를 그는 자신의 건축인생을 통해 구현해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안도 다다오에게는 세계적인 건축가라는 말만큼 익숙한 수식어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독학의 건축가’이다. 그는
중학교 때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을 증축하는 목수를 보며 건축이라는 일에 흥미를 갖게 된다. 하지만 집안사정과
학업성적 때문에 대학입시를 포기하게 되지만 그의 고민을 들은 외할머니께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포기하지 말고 온 힘을 다해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거라.”라고 조언을 해주신다. 일은 자기 스스로 만들어내라고
권하는 안도 다다오의 책을 읽다 보면 외할머니의 말씀이 그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 느낄 수 있다.
스스로도 모범적인 건축가의 길과는 거리가 먼 길을 걸어왔다고 평하는 안도 다다오는 대학도 졸업하지 못했고,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책과 통신교육을 통해 건축가가 되었다. 심지어
건축사 자격증도 점심시간을 이용해 한 손에는 빵을 한 손에는 책을 보며 따낸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도전하는
삶을 살아온 그는 열정이 살아있는 젊은이들을 응원하고 또 그런 모습이 지금의 일본에 필요하다고 말한다. '역사란?', '일본인이란?', "삶이란?' 이러한 질문을 간직하고 살아가며 또한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는 안도 다다오를 이 책을 통해서 만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