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의 여정 - 제3의 길부터 테러와의 전쟁까지 블레어노믹스 10년의 기록
토니 블레어 지음, 유지연.김윤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대처리즘블레어리즘대학원때 여기에 대한 연구에 참여하면서, 문득 자신의 이름을 딴 실제적인 정치이념을 갖고 국가의 위기상황을 극복하는 리더십을 보이는 인물에 대해 감탄한 기억이 난다. 그때 블레어의 쇄신좌파나 대처의 신 자유주의는 결국 큰 맥락으로 보면 같은 길이라고 이야기하며 기존의 계급을 기준으로 하는 좌우 정당구분은 무의미하다고 이야기하는 선배들도 있었다. 이번에 <토니 블레어의 여정>을 읽으면서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는 이유는 그가 자신의 정치관을 설명하면서 인간에 대한 연구가 먼저고 정치는 부수적이라고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그는 가난한 노동자 출신에서 중산층이 되기 위해 노력해 그 꿈을 이룬 그의 아버지가 자신에게 끼친 영향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아버지의 노력의 열매는 보수당원이 되는 것이었지만, 자신은 다른 성공의 방정식을 원했기 때문이다. 바로 뛰어난 엘리트엔 동시에 진보주의자라는 공식이고 그가 바로 그런 인물이 되었다.

내가 블레어에 대해서 좋은 감정을 갖고 있었던 이유 중에 가장 큰 것은 바로 영국국회에서 벌어지는 주요현안 질의응답 시간 때문이다. 처음에는 격렬한 토론과 야유에 얼이 빠지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대처방식에 점점 빠져들게 되었다. 그를 왜 당대의 가장 뛰어난 연설가라고 부르는지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지만, 물론 나중에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비공식 자문가 집단과의 상의로 결정되는 소파정치의 한 단면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재미있었던 것은 블레어는 하원회의장으로 가는 길을 감옥에서 사형장으로 가는 길이라고 부르곤 했다는 것이다. 내가 봤던 그 세련된 모습들 역시 스스로를 발전시켜나가는 과정에서 나타났다는 것이었다.

홍콩반환의식에서 느끼던 대영제국에 대한 향수는 그가 역시나 영국의 총리라는 정체성을 느끼게 해주었고, 또 고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가 사망했을 때 그가 사용했던 민중의 왕세자비라는 표현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었음을 알게 해주었다. 거기다 왕실과의 미묘한 관계 역시 그의 자서전이 아니었다면 접하기 힘든 이야기였을 것이다. 물론 이라크전에 파병을 밀어붙이면서 부시의 푸들이라는 모욕적인 별명과 함께 스스로의 정치적 기반을 무너트린 상황이 되기도 했지만, 그 판단 역시 그렇게 한가지 관점으로만 바라볼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이미 옳은 것과 정치적인 것 사이에 선택이 필요함을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18년간의 보수당의 집권을 끝내고 노동당 최초의 3연승을 이끈 블레어지만, 영국 진보정치의 상징이라면 차라리 켄 리빙스턴을 떠올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블레어는 기존의 노동당이 갖고 한계를 사회발전과 타협하지 못한 것에서 찾았다 .그리고 선거 전략가 필립 굴드를 참모로 하여 노동당을 개혁하여 붉은 장미를 상징으로 하는 신노동당을 연다. 신노동당은 사회민주주의와 신자유주의를 실용적으로 접목시키며 중산층을 끌어안는데 성공한다. 그가 선거에서 압도적인 승리로 최연소 총리가 된 순간에 대한 회상이 기억난다. 사람들이 갖고 있는 높은 기대와 높은 이상을 이루어줄 인물로 자신을 바라보는 부담감에 대한 이야기는 그가 정치를 대중과의 연애라고 이야기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읽혀졌다. 사람들은 연애를 하며 결혼을 꿈꿀 때 배우자에 대한 높은 꿈을 갖기 마련이다. 하지만 현실은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결혼생활을 통해 배우게 된다. 그 역시 총리로서 영국을 이끌면서 그런 과정을 겪었다. 그래서 그 시간들을 함께 배워가고 성장하는 시간이라고 이야기하며, 자신의 정치여정을 통해 변화하고 발전한 자신의 모습을 조명하기 위해 또 한편으로는 영국의 변화 나아가서는 세계의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이 책을 집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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