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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역습 - 행복강박증 사회가 어떻게 개인을 병들게 하는가
로널드 W. 드워킨 지음, 박한선.이수인 옮김 / 아로파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신경전달물질이나 약물, 대체의학, 강박적
운동으로 만들어지는 인공행복의 확산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는 <행복의 역습> 종교생활을 통해 도덕성을 성취하고 자신의 직장에서 꿈을 실현시키는 현대 미국인들이 자신의 삶 속에서 행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약물에 의존해 행복을 얻고 있음을 이야기하며 그들을 ‘인공행복 미국인’이라고 말한다.
의료라는 것이 과학의 영역으로 들어서게 된 20세기, 의사들은 과학적 지식만을 요구 받게 된다. 그 과정에서 미국의 일차전문의들은
전문의 집단과의 차별화를 위해 노력하게 된다. 그들은 ‘가정의학’이라는 이름으로 정신건강운동과 보조를 함께하면서 항우울제를 비롯한 정신작용약물들이 성인 환자에게 처방하기 시작한다. 이 책의 저자는 일차진료의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이 견해를 노출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우리와의 시스템이 달라서 조금은 어려운 부분이기도 했다.
책에서 인용된 조사에 따르면 단 16분만에 우울증 진단이 내려지고
약이 처방된다면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내 경험상 우리나라에서는 그것보다 좀 더 짧은
시간 내에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도리어 우리나라가 더욱 위험한 상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친구에게
웃으면서 ‘나 우울증이래’ 라고 말하니까 몇 명의 친구들이
‘나도 그렇대’라고 대답해서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우울증이 마치 유행처럼 퍼져나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미국에서는 이미 하나의 사회현상이 되어버렸음을 느낄 수 있었다. 심지어
성장을 위해 필요한 시련과 슬픔을 박탈당한 채 인공행복에 길들여져 있는 ‘행복한 아이’가 ‘행복한 성인’으로
그리고 ‘행복한 노인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라이프 사이클이
만들어지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인공행복’이 무조건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실제로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이라면 약물이든 대체의학이든 강박적 운동이든
어디에든 의지해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이야기 하는 것은 바로 일시적인 불행과 일상적인
슬픔에도 항우울제를 건네는 사회의 모습이다. 그렇게 모든 감정에 ‘인위적인
행복감’을 덮어씌우면 사람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제대로 볼 수 없게 되어 스스로 삶을 개선시킬 여지조차
제거당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서 따듯한 마음을 전하고 위로 받고 하는 과정조차 약물로
대체된다. 그렇게 정신을 무감각하게 만들고 사람의 정체성과 공동체의 힘을 약화시키는 약물들이 의사의
처방이 있다는 이유로 용인되고 있는 것이 문제라는 생각을 하며 책을 닫았다. 그러다 문득 표지를 보게
되었는데, 책 내용을 상징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