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잔의 칵테일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이덴슬리벨 / 201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잘 발달된 근육질에 일본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장신 하지만 전형적인 여자말투에 가볍지만 애정 넘치는 몸짓을 즐겨 하는 대머리 게이 곤마마! 너무나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사람일지 모르지만, 그는 우리나라 말로 하자면 종달새로 알려진 종다리라는 뜻을 가진 히바리라는 스낵바를 운영하고 있다. 종다리는 우리에게 참 친근한 새이기도 하지만, 칵테일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 설정이 참 귀여운 느낌이 든다. <여섯 잔의 칵테일>을 읽는 내내 이질적인 것과 친근한 것의 조화로움이 느껴졌다. 너무나 익숙한 삶에 매몰되어 자신을 잊은 채 관성처럼 살아가기 쉬운 사람들에게 그들마저 잊어버린 자신을 잘 이해하고 사랑해주는 곤마마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6가지의 이야기 중 내가 제일 좋아했던 건 바로 두번째 이노우에 미레의 해방이다. 폭력성 짙은 하드보일드 만화를 7년째 지각 한번 없이 연재해온 미레. 하지만 그러한 작품을 그리는 사람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숨기려고 하는 편집부 때문에 그녀가 각국에 출판되고,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로 만들어질 정도로 유명한 작품을 그린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런데 이미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곤마마가 그녀에게 이런 말을 던진다. “가장 속이기 쉬운 사람은 자기 자신이다.” 곤마마는 그녀가 지쳐가고 있다는 것을, 자신의 삶을 일방적으로 작품에 쏟아 붓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눈치채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곤마마가 해주던 충고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마음의 근육이라는 것은 훈련과 휴식이 조화로울 때 비로서 강해진다는 이야기는 나에게도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헬스클럽에서는 운동을 가게에서는 사랑과 인생을 조언해준다는 곤마마, 아니 곤다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6장에서 바텐더 카오리는 곤마마에게 샌디 개프를 만들어준다. 그리고 샌디 개프의 뜻을 떠올려본 곤마마가 자신이 원하던 답을 찾아가는 이야기가 나온다. 책을 읽다 보면 이처럼 칵테일의 뜻이 나오면서 재미있는 소품이자 키워드가 되어주기도 한다. 내가 제일 재미있어 하는 뜻의 칵테일은 바로 ‘X.Y.Z’인데 영업이 끝났음을 당신이 마지막 손님이라는 것을 알릴 때 바텐더들이 사용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을 때는 너무나 따듯하고 다정한 느낌이 가득해서 그 칵테일이 등장하지 않기를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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