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는 왜 네 갈퀴를 달게 되었나
헨리 페트로스키 지음, 백이호 옮김, 이인식 / 김영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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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내 주위를 둘러보아도 수많은 인공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심지어 나의 필요에 의해 늘 챙겨서 다니는 것들도 꽤 많은데, 왜 이것들이 이러한 모양을 갖게 되었을까 에 대해서는 단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다. 그래서 <포크는 왜 네 갈퀴를 달게 되었나>라는 제목을 보고 순간 왜지라는 물음표가 머리에 찍혀버리는 느낌이었다. 그 전까지는 그 모양인 게 너무나 당연한, 아니 신경조차 써보지 않았던 것들에 이제는 ?’라는 의문을 갖고 바라보게 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이 책의 원제는 <The Evolution of Useful Things>이다. 원제답게 우리에게 유용하게 사용되는 물건들이 만들어지고 편리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개선되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제목에서 등장한 포크뿐 아니라 나이프, 젓가락 같은 식사도구뿐 아니라 클립이나 포스트잇, 스테이플러, 지퍼, 알루미늄캔 같은 다양한 인공물들이 어떻게 진화되어왔는지 살펴볼 수 있다. 산업디자인이나 제품디자인에서는 형태는 기능에 따라 결정된다라는 말이 금과옥조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형태는 실패에 따라 결정된다라는 시각을 제시하며 그것을 뒷받침할 다양한 사례들을 보여준다.

인공물이 쓸모 있는 물건으로 여겨지기까지는 수많은 수정이 가해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러한 변화를 촉진하는 힘이 바로 불완전성임을 깨닫게 된다. 사용자 즉 인간이 사용하면서 얻어지는 경험이야말로 진화의 진정한 원동력이 된다. 그리고 우리가 살펴본 도구의 진화과정이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이루어질 것임을 알게 되었다. 헨리 베서머의 개선을 향한 사랑은 그 범위나 끝을 알 수가 없다라는 말은 비단 디자이너나 과학자들 같은 사람들의 몫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당장 어린 시절 나만해도 할아버지가 나에게 딱 맞는 책상을 직접 만들어준 적이 있다. 책상을 사용할 나에 대한 관찰을 통해 만들어진 편의성을 두루 갖추고 있었는데, 그만큼 우리 주변의 물건들에는 수많은 가능성이 있다. 그 어떤 물건이라도 개선의 여지는 남아 있을 수 밖에 없다. 때로는 한 물건의 진화가 함께 사용되는 물건의 변화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포크가 음식을 찍어먹기 쉽게 뾰족해지면서 식탁용 나이프의 형태는 조금 더 둥그렇게 변화해가는 것처럼 말이다.

디자인 공학의 구루인 헨리 페트로스키는 디자인 경영에 대해 갖기 쉬운 편견을 이 책을 통해서 깨트려주기도 한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고 하던가? 하지만 보기만 좋다고하여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을 수는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래서 디자인이라는 것이 사회적, 문화적, 기술적인 맥락뿐 아니라 사람들이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통찰이 반영되어야 한다는 것을 우리에게 익숙한 물건들의 진화과정을 살펴봄으로써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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