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수요일
김민기 지음 / 팬덤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처음부터 표지에 끌려서 이 책이 읽고 싶었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 표지를 다시 보니 가냘픈 여성의 등뒤에 흩날리는 색감들이 그녀가 느꼈던 두려움, 공포 그리고 공허함과 상실을 녹여낸 듯 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감정들은 <잃어버린 수요일>을 관통하고 있는 복수와도 참 닮아있다. 복수라는 것은 절대로 원금을 회수할 수 없고 그 동안 들인 시간과 노력이 아까워 계속 빠져들게 되는 도박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유력한 대선후보의 외동딸인 은주는 누군가의 모함에 의해 불법약물추문을 겪게 되고 아버지는 평생의 목표 앞에서 낙마하게 된다. 8개월의 수감생활 끝에 풀려난 그녀는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정치적인 희생양이 된 자신을 위해서 복수를 결심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나아가기 시작한다. 현직 대통령인 유세명과 은주의 아버지이자 새희망당의 총재인 오성훈이 그려낸 치열한 라이벌구도는 정치모략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일방적으로 희생시키는 것에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그래서 정치라는 것이 마약보다 중독성이 강하다고 하는 것일까? 그 곳에서 진실을 밝혀내기 위한 그녀의 행보는 여린 뒷모습만큼 안타깝기도 했다. 그리고 그 후에 그녀는 전처럼 행복해졌을까?’ 라는 의문 앞에 서니 복수가 갖고 있는 아이러니가 다시 한번 떠오르게 된다. 마치 한국판 로미오와 줄리엣같았던 유세명의 아들 유준서와 오성훈의 딸 오은주에게 잃어버린 수요일은 영원히 그 행방불명인 상태가 아닐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정치와 권모술수는 동전의 앞 뒷면과 같다고 한다. 음모와 배신으로 얼룩진 정치의 이면을 풀어내어 흥미진진하기도 했다. 수많은 등장인물이 조금은 버겁기도 했지만, 나름 재미있게 읽어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에 범인이 밝혀질 때에는 그 동안 펼쳐놓은 이야기들이 유기적으로 맞물린다거나 짜릿한 반전이라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도리어 조금 어이없고 억지스럽다고 할까? 덕분에 책 표지를 보면서 내가 놓친 부분이 있었나 다시 한번 돌아보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정치도 복수도 어쩌면 진실까지도 그렇게 팽팽한 긴장감을 갖고 있는 듯 하지만 그 이면은 그저 허무하기만 한 것이 아닐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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