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의 전망 - 돈, 부채, 금융위기 그리고 새로운 세계 질서
필립 코건 지음, 윤영호 옮김 / 세종연구원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화폐와 부채의 관계가 만들어낸 역사를 탐구한 책 <화폐의 전망> 이 책의 원제는 ‘Paper Promises: Debt, Money, and the New World Order’이다. 한국책의 표지에는 달러와 위안화가 맞물려 있는 퍼즐조각이 있다면, 원서에는 ‘void’ 즉 지급불가라고 붉은 도장이 찍힌 개인수표가 있다. 세계를 이끌고 있는 미국과 중국을 지칭하는 G2에 대한 이야기도 상당히 심도 있게 다뤄졌지만, 전체적으로는 화폐와 신용의 역사를 살펴보는 책이라 원서의 표지가 더 강렬하게 다가왔다.

특히 종이로 만들어진 돈의 시작과 전개 그리고 전자화폐로의 전환까지 그려낸 경제사 책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이코노미스트의 자본시장 편집자로 재직중인 필립 코건은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돈과 신용에 대한 역사를 상당히 흥미롭고 간결하게 전개해서 매우 유익한 시간을 만들어주었다.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현대 금융경제학의 시조로 불리는 존 로의 통화실험 같은 다양한 이야기는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주었다.

 

"돈은 누군가 당신에게 갚으리라는 믿음이다"

 

교환의 매개체이자 계산의 단위 그리고 가치저장의 수단이 되는 돈이지만, 실제로 자신의 소유하지 않은 돈을 사용하고 있는 문제를 필립 코건은 이 책을 통해 심도 있게 분석해냈다. 자신이 가진 재산만으로 살아갈 수 없는 사람들이 미래의 가치를 현재에 사용하고 있는 것이 문제였는데, 이것이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한정되지 않으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로 번지게 된다. 이미 돈에 대한 믿음은 상당히 위험수준에 이른 듯 하다.

하지만 이는 지금에 이르러서 생겨난 문제가 아니다. 그는 경제사를 채권자와 채무자간의 투쟁으로 본다. 경제사를 통해 이를 확인하는 과정은 어떻게 이러한 장밋빛 환상이 가능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단기적 목표를 추구하는 통화정책이 시장을 왜곡하는지를 보다 보면 그의 지적이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특히 그는 지난 40년 동안 실질적인 자산가치보다 더 심하게 만들어진 거품으로 인해 엄청난 빚을 축적하고 있는 현재 상황을 지속 불가능한 부채라고 까지 지적한다. 세계 경제의 화두가 지속 가능한 발전인 것을 감안한다면 우리 금융의 미래는 그다지 밝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경제학을 과거를 통해 미래를 준비하게 해주는 학문이라고 하던가? 물론 이 책이 현재의 글로벌 경제 질서가 갖고 있는 허와 실을 밝혀준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책을 읽다 보면 과연 미래의 새로운 경제 질서가 그저 어둡게만 느껴지는 것을 보면, 아직 나의 통찰력이 부족한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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