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 왕실 법정에 서다 제인 오스틴 미스터리 1
스테파니 배런 지음, 이경아 옮김 / 두드림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the little bit (two Inches wide) of Ivory on which I work with so fine a Brush, as produces little effect after much labour'

 

<오만과 편견> <이성과 감성> <엠마>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는 제인 오스틴. 그녀를 탐정으로 재창조해낸 제인 오스틴 미스터리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를 듣자 문득 그녀가 자신의 조카에게 남긴 글이 떠올랐다. 당시 2인치 정도의 상아에 초상화를 그려 넣던 풍습이 있었다고 하는데 거기에 자신의 작품세계를 비유하며 가는 붓으로 그려냈지만 정교하게 재현해냈음을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그러한 섬세한 관찰력이 어쩌면 탐정답다는 느낌도 들고, 거기에 그녀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재치 넘치는 대화체와 그로 만들어내는 등장인물들의 생생한 성격이 매력을 더해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뭐 소위 말하는 팬픽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 시리즈의 작가인 스테파니 배런은 제인 오스틴의 성격과 그녀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매력 그리고 그 시대를 잘 살려내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었다. 거기다 중간중간 언니인 카산드라에게 보낸 편지를 삽입해 마치 진짜 제인 오스틴의 이야기를 읽고 있는 듯한 느낌도 주었다.

거대한 영지를 상속받을 예정인 6살 연하의 해리스 빅 위더와 파혼을 한 제인 오스틴은 지인의 초청으로 스카그레이브 저택을 찾게 된다. 그 시대 젠트리 계급의 여성은 <오만과 편견>에서도 볼 수 있다시피, 부유한 상속자를 만나 결혼을 하지 못하면 아빠나 남자형제에 얹혀살며 늙어갈 수 밖에 없었다. 이미 20대 후반으로 향해가는 그녀 입장에서는 그 청혼을 뿌리치는 것도 참 어려운 일어였겠지만 명민한 그녀로서는 말을 더듬는데다 우울하고 고집 센 그와 함께 평생을 약속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에서 그녀를 구해준 스카그레이브 저택의 여주인은 바로 이소벨 페인이다. 경제적으로 어렵던 그녀는 인도제도에 있는 자신의 토지를 지키기 위해 26살이나 차이가 나는 스카그레이브 백작과 결혼을 하게 된다. 하지만 결혼을 한지 세 달 만에 저택에서 열린 무도회에서 스카그레이브 백작은 죽게 된다. 그리고 이소벨 페인에게 도착하는 협박 편지와 그녀가 숨기고 있던 비밀이 하나하나 드러나기 시작한다.

비록 깊은 사랑에 빠지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해준 사람이 남편은 아니었지만, 이소벨은 남편을 존경하고 남편의 한없는 배려와 사랑을 알기에, 그의 명예에 흠이 가지 않게 행동을 해왔다. 그런 사실을 너무나 잘 아는 제인 오스틴은 친구에게 씌어진 누명을 벗기기 위해서 왕실법정에 증인으로 서게 되는데, 과연 이 과정에서 그녀에게 탐정이라는 호칭을 주어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조금 들기는 했다. 아니면 탐정만화와 책을 많이 봐서 범인을 찾는 실력이 늘어서 늘어서인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치안판사로 등장하는 윌리엄 레이놀즈가 너의 판단력과 꼼꼼한 관찰력을 나에게 들려달라는 식의 말을 자주 하는 것이 그녀를 탐정으로서 독자들이 받아들이길 원하는 장치같이 느껴질 정도였다. 마지막 장을 보니 이 시리즈는 11권으로 이루어져 있는 듯 하고, 구글링을 하다 보니 마지막 11번째 편 <The Canterbury tale>의 평이 상당히 괜찮은걸 보면 앞으로 점점 더 발전하는 탐정 제인 오스틴을 만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조금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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