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비포 유 미 비포 유 (살림)
조조 모예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그가 이별을 준비하는 동안 나는 사랑에 빠졌다"

 

이미 이야기의 끝을 알고 책을 읽어나간다는 건 어쩌면 이미 이 여정의 끝을 뻔하게 알고 가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닐까? 거기다 오만하리만큼 잘났지만 불의의 사고로 사지마비 사지마비환자가 된 젊은 사업가, 윌 트레이너와 그의 간병인 루이자 클라크의 이야기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이미 남녀의 이야기는 아니라도 이미 영화 언터처블을 통해 비슷한 구도를 접해보았기 도 했고 너무 뻔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럼에도 <me before you>를 너무나 재미있게 읽은 이유는 무엇일까?

5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읽고 나서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아무래도 두 남녀 주인공의 캐릭터가 너무나 잘 살아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이 책은 이미 영화화가 결정되어 있다고 하는데 여자주인공이라면 스칼렛 요한슨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남자주인공은 도통 떠오르지 않는다. ‘크리스찬 베일이 젊었을 때라면 딱 일거 같지만 이미 어려운 나이고, ‘조셉 고든 래빗이 어떨까 싶기도 하고 말이다. 애니메이션이나 소설 속 주인공들을 가상캐스팅 하는걸 보며 재미있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내가 이렇게 열을 올릴지는 몰랐다. 아무래도 영화가 개봉된다면 꼭 보러 갈 것이고, 야심만만하고 세상이 자신의 계획아래 움직인다고 믿던 천재사업가로서의 윌과 사고 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저 존재하기만 해야 하는 그 상황 속에 고뇌하는 윌 그리고 루이자를 사랑하면서도 그 사랑을 온전히 간직할 방법으로 어쩔 수 없이 삶의 마침표를 찍어야 하는 윌을 제대로 그려낼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윌의 여동생이 찾아와 울면서 하던 말. “하지만 디그니타스 병원이라니?” 그 순간 손잡이를 잡고 있던 루이자의 손이 굳어버리듯 책을 읽던 내 시선도 멈춰버렸다. 내가 알기로 그 곳은 말기 환자나 불치병 환자가 편안하게 자살할 수 있게 해주는 자살 클리닉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윌의 어머니가 루이자에게 6개월의 임시직으로 윌을 돌봐달라고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게 힘을 불어넣을 수 있게 활기차고 명랑한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으면서 왜 그 기간이 6개월로 한정되어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나라도 그랬을 것 같다. 아무것도 할 수 없고 그저 살아가기만 하는 것만큼 답답한 일이 또 있을까?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또 다른 선택을 하게 될까?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바라보는 윌은 적어도 그런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참 안타까웠다. 이미 그 끝을 너무나 잘 알고 있음에도 이 두 사람의 사랑에 설레고 즐거워하기도 하고 또 마지막의 그들의 선택에 눈물지으면서도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이 책이 갖고 있는 매력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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