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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나는 그만 벌기로 결심했다 - 더 행복해지기 위한 인생 실험
김영권 지음 / 살림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평균 수명의 연장으로 ‘100세 시대’가 열렸다고 하는 현대 사회이다. 그래서일까? 이제는 50이라는 나이가 겨우 인생의 전반전을 끝낸 듯한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리고 돈에 매달려 시간을 잃던 전반전을 끝내고 자발적 가난을 통해 시간부자가 되고자 하는 김영권님의 <어느날 나는 그만 벌기로 결심했다>는 삶의 또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책이기도 했다.
만 50세의 나이에 부동산을 포함한 재산이 오억을 조금 넘는 상황에서 그는 여동생과 함께 강원도 산골에 집을 짓고 행복한 인생의 2막을 연다. 서울에 구입해놓은 오피스텔 2채에서 나오는 120만원을 생활비로 사용하고, 국민연금이 나오는 시점에는 그것에 의지하기로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돈을 덜 버는 대신 덜 사고 덜 쓰고 덜 버리고, 머리를 덜 굴리고 마음을 덜 쓰는 대신 몸을 더 움직이고 가슴을 더 열기로 한다. 덜 하는 게 여섯 가지, 더하는 게 두 가지 즉 ‘6덜 2더’ 혹은 '6less 2more'의 삶이다.
생각해보면 월든 호숫가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나 스콧니어링과 헬렌니어링의 삶이나 법정스님의 무소유가 떠오르기도 한다. 뭐랄까? 자신의 삶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깨달음을 전해준 분들의 삶이 먼저 떠오르기는 했지만, 이 책은 상당히 생활밀착형의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돈과의 심리전이나 하루하루 계산하며 살아가는 모습은 조금 답답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처음부터 갖고 있던 의문인 ‘과연 120만원으로 두 사람이 살아가는 게 가능한가?’ 라는 의문에는 ‘YES’라는 답을 구할 수 있었다. 도리어 ‘더 행복해지기 위한 인생 실험’이라는 부제와도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과 가까이 살아가며 평소 배우고 싶었던 것들 즐기고 싶었던 것들과 함께 하는 삶은 사람들이 흔히 휴가나 여가생활이라고 표현하는 시간들이 삶으로 다가오는 것이 놀랍기도 했다.
물론 나에게 이런 삶을 살아보라고 하면 저절로 뒷걸음을 치게 될 것이다. 덜 버는 것은 상관없지만 덜 사라니 나의 삶의 즐거움이 반으로 뚝 잘려나가는 것만 같다. 그러나 지극히 소유중심이고 속도에 집착하는 내 삶 속에 또 다른 삶의 방식이 주는 행복함과 여유는 상당히 신선하게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