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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러 Simpler - 간결한 넛지의 힘
카스 R. 선스타인 지음, 장경덕 옮김 / 21세기북스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캐스 선스타인의 <넛지>는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다. ‘넛지’란 ‘옆구리를 슬쩍 찌른다’는 뜻으로 부드러운 개입을 통해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상, ‘넛지2’ ‘넛지 실천 편’ 이라고도 할 수 있고 혹은 ‘넛지 정부’라고도 할 수 있는 <심플러>는 처음에는 조금 어려운 편이였다. 아무래도 넛지의 응용과 실천이 정부차원으로 넘어가서 그런 것일까?
하버드 대학 법학교수인 캐스 선스타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첫 임기 4년 동안 정부규제국 국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물론 승인과정은 험난하기만 했다. 팍스 뉴스에서 전국적인 TV쇼를 진행하던 논객이자 베스트 셀러 작가인 글렌 벡의 “'넛지'는 처음에는 옆구리 찌르기 이지만 다음에는 떠밀기, 그 다음에는 내던지기로 바뀐다.”정도의 비판은 그나마 위트가 있다고 느껴질 정도였다고 할까? 거기다 어렵게 취임을 하고 나니 학자의 역할과 관료의 역할 사이에 엄청난 괴리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는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그 자리에 취임하고자 한 것일까? 처음에는 조금 의아하게 느껴졌다. 정부규제국 국장은 연방정부 기관들이 거의 2,000개의 법령을 제정하는 것을 감독하는 자리다. ‘규제의 황제’라고 까지 불린다고 하니 그가 이야기하는 ‘넛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그는 넛지를 사람들의 삶 속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그 자리를 선택했고, 공적인 영역뿐 아니라 민간부문에까지 뿌리내리게 하기 위해 활동했다.
그가 처음 연방정부에 합류했을 때 함께 쓰는 공간에 초콜릿 그릇이 있었다고 한다. 가까운 곳에 달콤한 것들이 가득하니 자꾸만 집어먹던 사람들은 그 그릇을 옆방으로 조금 옮기게 된다. 그렇게 조금 옮겼을 뿐인데, 그들은 초콜릿 그릇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그는 연방정부의 정책 역시 그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합리적 행위자인 호모 에코노미쿠스가 아니라 호모 사피엔스라는 것을 인정한 ‘행동 경제학’연구에 바탕을 두고 ‘쉽게 하라. 쉽게 하라’라는 주문을 외우는 넛지를 활용한 규제정책. 그는 이를 통해서 쉽게 선택할 수 있게 하고, 선택의 자유를 증진하고, 부담을 지기 전에 그에 대해 알도록 보장할 뿐 아니라 정부 규제를 간소화 하고 비용을 절감하면서 편익을 증진시키는 활동을 해왔다. 그 과정을 담은 것이 바로 <심플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