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의 카타르
지병림 지음 / 북치는마을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2022년 월드컵이 열리는 카타르. 아무래도 나에게는 낯선 나라이기에 <매혹의 카타르>라는 제목에 설렘을 느끼기도 했다. 전에 <테헤란 나이트>를 통해 이란의 정취에 흠뻑 빠져들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던 거 같다. 하지만, 첫 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아.. 내가 기대했던 그런 책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랄까? 에세이의 느낌을 주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는 도리어 소설 한 편을 본듯한 느낌마저 들 정도로 이국적인 풍경이나 낯선 공간에서의 생활 같은 것 보다 도리어 내밀한 심리묘사가 기억에 오래 남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는 하지만 막상 그때 쓴 일기를 보면 집에 있을 때와 별 차이가 없다. 마치 그런 느낌을 주는 책이랄까?  

이 책의 저자 지병림님은 외항사 승무원이다. 이미 전작 <서른 살 승무원>을 통해 나이제한과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승무원이 된 자신의 경험담을 소설형식으로 소개한적 있다고 한다. 이 책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는 느낌이 든다. 카타르 항공사 승무원이 된 그녀는 카타르를 여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곳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사람이기도 하기에 카타르의 삶을 감성적으로 그려낼 수 있었으리라. 사랑 없이 삶도 없어라; 태양이여 나를 일으켜다오; 바람을 기다립니다;라는 세가지 파트로 이루어져 있는데, 승무원으로서의 그녀가 겪은 이야기나 여행지의 이야기보다 첫 번째 사랑이야기가 가장 인상 깊었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 일 것이다.

1장 사랑 없이 삶도 없어라 에는 세가지 빛을 갖은 사랑이야기가 등장한다. 룸메이트인 그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처럼 느껴지지만 지병림님의 사랑이야기도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아랍권의 여성하면 자연스럽게 히잡으로 자신을 가리고 있는 여성이 떠오른다. 그래서 그녀들의 삶이 어떠할지 그냥 피상적으로만 느끼게 마련인데, 이 책을 통해서 그녀들의 사랑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종교가 만들어놓은 율법 속에 스스로 갇혀버린 듯한 인상을 주면서 사실 나도 많이 답답하게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우리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 과연 불완전한 사랑의 늪에 걸려 허우적거리는 여자와 아무런 위기도 설렘도 주지 않는 지극히 평범하고도 안정된 사랑의 울타리에 갇힌 여자’”가 카타르에만 있을까? 하는 의문도 생겼다.

재미있는 것은 다른 여행 에세이와 다르게 책을 읽으며 여기 가고 싶다.’ 라는 생각을 주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카타르라는 곳이 이렇구나, 그 곳에서 살아간다는 건 이런 거구나 하는 느낌을 준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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