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술 시장의 법칙 - 미술품 투자! 이성으로 분석하고 감성으로 투자하라
이호숙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3년 10월
평점 :
아빠를 이해하고 싶은 마음에 읽게 된 <미술 시장의 법칙> 사실.. 아빠는 아트컬렉팅에 관심이 참 많으신 분인데.. 가끔 내가 대신 구입하러 갤러리를 방문하곤 한다. 그럴때면 내가 아빠에게 주로 하는 말은 '왜..'로 시작되곤 했다 였다. 사실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지금 내가 아빠의 컬렉션을 깊이있게 이해했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미술을 경제적으로 혹은 이성적으로 판단하려고 했던 것부터가 문제였다는 것이다. 미술관에 가는걸 즐기면서도.. 그것을 구입하는 과정에 돈이 개입되니 이상하게 경제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게 된 것 같다. 그러나 미술시장은 지극히 아날로그적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지극히 주관적인 안목과 경험이 개입된 인간의 감각을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술작품은 온전히 미술작품으로 바라보고, 그 가치를 파악할 수 있는 암고을 갖추고 나서 미술시장에 뛰어드는 것이 현명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을 하고 다시 아빠의 컬렉션을 바라보니.. 아빠의 취향이 어느정도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랄까.. 내가 직접 구입했던 작품들을 보니 추억도 담겨져 있는 듯 했다. 세계적인 디자이너인 '이브 생로랑 컬렉션'이 경매에 나왔을때 그의 수준높은 안목과 취향을 추억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참 많았다고 한다. 나에게 아빠의 컬렉션은 그런 의미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어렴풋이 들었다.
미술시장이 움직여온 역사와 현재의 흐름, 미술투자에 대한 다양한 팁 같은 이야기도 흥미로웠지만,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 <살아있는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물리적 죽음의 불가능성>에서 썩어가는 상어를 새로운 상어로 바꿔놓으면서 촉발된 현대미술을 해석하는 방법에 대한 논쟁도 흥미로웠다. 아직까지도 마르셀 뒤샹의 '샘'을 둘러싼 재미있는 해석에 멈춰져 있는 지식이 업데이트 되는 느낌이랄까?
또한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이야기와 위작에 얽힌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미술투자는 결국 장기전이기에 볼때마다 새로운 자극을 주는 작품이 가치를 인정받게 된다. 비록 피카소 전문가라는 페페 카르멜은 아이러니하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지만, 그런면에서 파블로 피카소의 <파이프를 든 소년>에 대한 평가는 정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작품은 볼때마다 새로운 느낌과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또한 전세계 미술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하는 중국의 컬렉터, 세계 미술시장 주류에 입성한 아시아 현대미술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나에게 김동유의 <마오 대 먼로>가 리우에의 <소녀>보다 더 깊은 인상을 준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피카소의 작품을 볼때는 상상력과 감각에 의존해 판단했는데, 이 작품들을 볼때는 또다시 내가 갖고 있는 지식에 기대는 걸 보면 미술시작이 갖고 있는 아날로그적인 면을 다시 한번 인식할 수 밖에 없었다.